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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뜻에 반하는 새 야구장 명칭- 허영(경남대 석좌교수)

  • 기사입력 : 2018-12-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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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선을 대표하는 레토릭은 ‘악어의 눈물’이다. 나일강 악어는 사람을 잡아먹고는 눈물을 흘린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

    이집트 우화에는 ‘악어의 논법’도 있다. 아기를 빼앗은 악어가 엄마에게 “내가 아기를 돌려줄지 안 돌려줄지 맞히면 돌려준다”고 내기를 제안하지만, 어떻게 대답하든 아기는 악어의 먹이가 되고 만다는 것이다.

    ‘창원NC파크의 논법’도 이와 유사하다. 어떻게 하든 결국 이름은 그렇게 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21일 창원시 새 야구장 명칭 선정위원회가 새 야구장 명칭을 ‘창원NC파크’로 선정해 발표했다. 지난달 창원시가 ‘창원NC파크’ 등 3가지를 놓고 공모를 했으나,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급조한 것이 ‘새 야구장 명칭 선정위원회’였다.

    선정위원회는 공정성과 시민 여론을 충실히 담기 위해 시민대표 5명을 공개추첨으로 합류시켜 모두 13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창원시와 NC다이노스는 마산지역 길거리에 수없이 나붙은 현수막과 시민, 팬들의 염원을 철저하게 외면한 채 한 달여를 돌고 돌아 결국은 NC다이노스가 주장했던 ‘창원NC파크’로 선정했다.

    ‘창원NC파크’는 바로 NC구단이 창원시에 제안한 단일안이다. 창원시와 NC프로야구단 창단 관련 협약에 따르면 명칭은 구단이 도시 정체성을 고려해 시와 협의해 정하도록 돼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선정위원회까지 꾸리면서 내놓은 이 같은 결과에 지역민들은 또 다시 분노하고 있다. 과연 선정위원회가 시민의 대표로 충분한 자격을 가졌는지, 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는지 의문이다.

    당초에 야구장 건립을 하면서 ‘창원 마산야구장’이란 이름을 분명하게 명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창원시와 NC다이노스는 새로운 이름을 붙인다면서 분란을 일으키고 갈등을 유발시켰다.

    ‘창원NC파크’는 마산지역 시민들의 분노를 촉발시키고도 남을 사안이다. 통합으로 인해 소외받고 존재감을 상실한 시민들의 분노는 당연하다.

    NC다이노스는 팬과 함께 성장하는 프로구단임에도 시민과 팬들의 의사를 무시하면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고만 했다.

    진정으로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프로구단이 되려면 시민과 팬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며, 이를 따르지 않는다면 분노한 시민과 팬들의 외면을 받는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NC다이노스가 추구하는 ‘정의·명예·존중’이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 시민과 팬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정의·명예·존중’이 돼야 한다. 창원시도 마찬가지다. 프로구단에 휘둘리지 말고 시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판단해 ‘창원 마산야구장’의 명칭을 반드시 되돌려 줘야 한다.

    허 영 (경남대 석좌교수)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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