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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318) 제22화 거상의 나라 78

“말도 안 돼”

  • 기사입력 : 2018-04-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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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아그라 사라고.”

    “말도 안 돼.”

    홍인숙이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웃었다.


    “정말이야. 문화부장이 거절하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이상한 거야. 백두산 밑에서 비아그라를 파는 것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한테는 사라 소리를 안 하고 자기한테만 사라고 하니까. 백두산 밑에서 비아그라를 어디에 써야 할지 알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요?”

    “논설위원이 재미있는 해석을 했어.”

    “어떻게요?”

    “비아그라 파는 여자가 신입기자인 나한테 비아그라를 사라고 안 한 것은 젊어서 비아그라가 필요없을 것이라고 판단했고, 머리가 하얀 자신에게 사란 말을 안 한 것은 비아그라를 복용해도 소용이 없을 거라고 판단했다는 거야.”

    “그럼 문화부장은요?”

    “문화부장은 당시에 40대 초반이라 비아그라가 필요할 거라고 판단하여 그 사람에게만 사라고 권한 거래.”

    김진호의 말에 홍인숙이 깔깔대고 웃음을 터트렸다. 백두산을 오를 때 있었던 일의 하나다. 김진호는 그때 일이 잊히지 않았다. 왜 백두산 밑에서 비아그라를 팔았을까.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의 하나였다.

    백두산 등정은 생각보다 힘이 들었다. 장백폭포에서부터 걸어서 올라갔는데 중간에 이르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올라갈수록 길이 가팔라서 힘이 들었다. 장백폭포 위인 천문에 이르렀을 때는 녹초가 되었다. 천문은 바닥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물이 깨끗했다.

    천지는 장엄했다. 크고 넓은 분지가 호수처럼 넓었고 물안개가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김진호는 천지까지 내려가서 발을 담그고 두 손으로 물을 떠서 마시기까지 했다.

    백두산에서 내려오는데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 올랐다는 생각 때문에 가슴이 뭉클했다.

    백두산은 산이 높았다. 숲은 밀림이 없었고 나무들은 작았다. 높이 올라가자 고산지대의 야생화들이 눈길을 끌었다.

    산이 높고 골짜기가 깊어 맑은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 물을 생수로 팔면 좋겠구나.’

    김진호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자 생수가 실제로 팔리고 있었다.

    ‘정말 백두산 물인가?’

    김진호는 생수를 볼 때마다 의문에 잠기고는 했다.

    “백두산 천지에 이르자 재미있는 일이 또 있었어.”

    “무슨 일인데요?”

    “백두산 꼭대기에서 라면하고 어묵을 팔고 있었어.”

    “정말이요?”

    “그 무렵에는 어묵을 좋아하지 않아 컵라면을 사먹었어. 그런데 물이 제대로 끓지 않아 라면이 익지 않는 거야.”

    물은 100도에서 끓는다. 그러나 기압이 낮아지면 물이 끓는 온도도 달라진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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