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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8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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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폭염…“분쟁·난민 위기 더 심각해질 것”

UNDP 아랍 사무소 선임고문 경고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최고 52도
“혹독한 날씨, 심각한 사태의 전조”

  • 기사입력 : 2016-08-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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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최고 기온이 52도까지 치솟았다. 습도까지 고려해 사람이 느끼는 온도는 60도에 달했다.

    상대적으로 온화한 편이던 모로코 남부 지역도 갑자기 42∼46도로 끓어올랐다.

    이라크 남부 도시 바스라와 쿠웨이트의 미트리바의 지난달 22일 기온은 54도로, 동반구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기후 전문가들은 이런 혹독한 날씨가 다가올 더 심각한 사태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 전했다.

    몇십 년 안에 극심한 물 부족 사태가 일어나고 결국 사람이 살 수 없을 만큼 기온이 오르는 등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이어지면, 중동지역의 분쟁과 난민 위기는 지금보다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유엔개발계획(UNDP) 아랍지역 사무소의 아델 압델라티프 선임 고문은 경고했다.

    아랍지역의 기후 변화 영향을 연구해 온 그는 “이런 끔찍한 날씨는 기후 변화가 이미 큰 타격을 주고 있으며, 지금까지 아랍지역이 맞닥뜨려 온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중동지역의 여름철 혹서는 최근 몇 년간 지속해 왔지만, 올해는 특히 심각하다.

    바스라에 사는 대학생 자이납 구만(26)은 바깥에 나가는 것이 “불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것”에 비유하며 “온몸이 타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온이 48도를 넘어서면 바깥에 있는 금속 물체는 타는 듯 뜨거워져 위험해진다며 6월 이후 한낮에는 집밖에 거의 나가지 않았다고 구만은 전했다.

    국영 석유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야멘 카림(28)도 지난달 며칠은 회사에 출근하지 말고 집에 있으라는 지시가 있었고 오후 7시 이전에는 바깥에 나가지 않는다며 “우리는 수감자”라고 말했다.

    농작물은 말라 죽고 전반적인 노동생산성도 떨어지면서 이라크의 국내총생산(GDP)이 10∼20%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경제학자인 바셈 안토이네는 전망했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으로 고향을 떠난 수많은 주민은 텐트나 임시 대피소에서 이 끔찍한 열을 견뎌내고 있다.

    하지만 인도주의 단체들은 예산 부족이나 정부군의 접근 제한, 작전 지역의 위험성 때문에 이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구호단체 관계자는 “아마도 많은 사람이 죽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 사실을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수도 바그다드 역시 지난 6월 19일 이후 거의 날마다 42도가 넘는 기온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폭염에 의무적인 공식 휴일을 선포했지만, 공무원들은 냉방이 되는 사무실로 출근했다.

    이라크 대부분의 가정이나 사무실은 하루 12시간 이상씩 단전을 겪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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