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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1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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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진주-사천, 연담도시로 동반성장- 정오복(사회2부 부국장대우)

  • 기사입력 : 2015-11-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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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탐사 R&D(연구·개발)센터’로 대변되는 우주항공산업 관련시설로 인해 사천시와 진주시의 갈등이 표출됐다. 양 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상호 협력해 상생 발전하자며 사이좋은 이웃을 자처하더니, 막상 일이 생기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안면을 바꿔 버렸다. 정치인들의 생색내기를 믿었던 건 아니지만, 가면을 벗은 모습을 보는 것은 여전히 불편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지역에서 말깨나 한다는 인사들이 모여 지난 6월 창립한 ‘진주·사천발전협의회’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당시 이 모임 회장은 “진주와 사천은 (전략) 잠재해 있는 경쟁 심리와 불신, 피해의식 같은 것 때문에 제대로 된 성과가 없었다”며 “보다 능동적으로 민·관·군이 하나로 뭉쳐 서로 양보하고 협조하고 단합하는 새로운 장을 만들어서 양 지역을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해 놓고도 말이다.

    이렇듯 국회의원이 개입된 지자체 간 분쟁의 경우, 거중 조정자가 마땅찮다 보니 사태는 점점 볼썽사납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논란의 중심에 서게 돼 버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하성용 사장의 일성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 사장은 “진주·사천은 앞으로 인구 100만명의 항공 도시로 발전할 것이며, 이에 대비한 새로운 도시계획을 짜야 한다”고 제안했다.

    KAI는 2020년 10조원, 2030년 20조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때는 항공인력이 10만명 이상으로 늘어나고 가족까지 합하면 40만명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현재 진주 34만, 사천 13만명 인구에 더해지면 창원시·울산광역시와 같은 대도시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진주의 교육, 역사, 문화재와 사천의 공항, 자연환경 등 두 도시의 장점을 융합 발전시킬 수 있는 도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역이기주의에만 너무 매달려 성장의 열매를 제대로 못 딴다면 불행한 일이라며, 10년, 20년, 30년 후를 생각해서 도시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새삼스러운 얘기도 아니다. 불과 4개월 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던 성경륭 한림대 교수는 “진주·사천은 협력할수록 더 빛나는 최적의 상호 보완성과 보물을 가진 만큼 공동 비전을 수립해 한국과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추구하는 모델을 만들어야 할 것이며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두 도시의 연담 가능성과 성과는 기정사실화돼 있다. 단지 정치인들의 시간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표(票) 계산법에 따라 여론을 호도하기 때문에 혼란스러울 뿐이다.

    정오복 (사회2부 부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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