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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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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정부 ‘택시 감차 10년서 20년으로 연장’ 왜 문제인가

경남 올해 1대도 퇴출 못했는데 정부예산 없어 또 10년이나 늘려
도내 과잉공급택시 3794대로 전체 28%에 달해 업계 경영난
전문가 “택시산업 경쟁력 강화 위한 현실성 있는 대책 필요”

  • 기사입력 : 2015-09-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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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 과잉공급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감차(減車)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정부가 향후 10년간 감차를 추진하려던 계획을 바꿔 20년에 걸쳐 택시 수를 줄이기로 함에 따라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감축 기간 10년서 20년으로 연장 추진= 국토교통부는 최근 지방자치단체의 택시 감축 기간을 10년에서 20년으로 연장하도록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택시발전법) 시행령’을 개정했다고 24일 밝혔다.

    택시발전법은 과잉 공급된 택시를 줄여 택시 산업의 수익성을 높이고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월 제정됐다.

    국토부가 감차 기간을 20년으로 연장한 이유는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10년 안에 택시 5만여 대를 줄이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퇴출되는 택시 한 대당 1300만원의 감차 보상금을 3대 7의 비율로 지원해야 한다. 예정대로 5만대의 택시를 줄이려면 보상금으로만 총 6500억원이 필요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자체와 택시업계가 택시 감차에 대한 보상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간을 연장했다”고 말했다.

    ◆경남 실태= 경남도는 당초 올 7월부터 택시 감차를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현재까지 보상실적은 없다. 일선 시·군과 업계가 택시 감차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감차 보상지원금이 현실에 못 미치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국토부가 정한 보상지원금은 대당 1300만원(국비 390만원, 지방비 910만원)으로, 법인택시의 매매가격은 1900만원에서 2000만원이고 개인택시는 적게는 3000만원부터 많게는 1억원 이상이어서 보상금액과 차이가 크다.

    경남도는 지난 2013년 국비와 시·군비 19억1800만원을 투입해 98대, 2014년 30억8800만원을 들여 158대를 감차한 데 이어 올해는 52억2700만원으로 263대를 감차할 계획이었다.

    경남도 교통정책과 박주일 사무관은 “현재 시·군별로 감차계획을 수립 중이다”며 “10월까지 계획서가 제출되면 도 차원의 감차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박 사무관은 “업계에서는 정부가 감차 비용의 70~80%를 지원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지원금이 너무 적어 실망하고 있다”며 “현재의 지원금으로 개인택시 감차는 엄두도 내기 힘든 실정이다”고 말했다.

    경남의 택시 면허 대수는 올해 5월 말 기준으로 일반택시 5054대, 개인택시 8127대 등 총 1만3181대이다. 용역을 통해 국토부가 산정한 경남의 적정택시, 즉 총량고시는 총 9387대이다. 경남지역에 과잉공급된 택시는 3794대(28%)에 이른다.

    전국적으로 택시 감차 대상은 25만5131대 중 20% 수준인 5만여대이다.

    ◆현실성 있는 대안 필요= 감차 계획 기간이 2배로 늘어나면서 업계에서는 정부의 택시산업 구조조정이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자체들이 재정난속에 택시산업 구조조정 비용을 지원하는데 인색한 상태에서 택시업계도 거액의 출연금을 부담하는데 난색을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택시 전문가들은 정부가 택시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보다 현실성 있는 대책을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유한)광동택시 김현동 대표는 “현재의 감차 제도는 국비나 시·군비가 투입되지만 결국 사업자가 비용을 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감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5부제로 운영되는 법인택시를 개인택시와 같이 3부제로 전환하거나, 운행하지 않는 법인택시를 개인택시 자격을 갖춘 기사에게 매각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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