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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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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칼럼] 웃는 아이는 어른들의 스승이다- 성병태 (김해 대진초 교사)

  • 기사입력 : 2015-05-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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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록이 무르익은 5월 작은 시골 학교의 점심시간. 푸른 나무와 여러 빛깔의 꽃들이 서로 아름다움을 뽐내기라도 하듯 아름답게 피어있다. 오래됐지만 아담한 건물들은 주위의 자연을 품은 듯 그림처럼 아름답게 느껴진다. 멀리 즐거운 웃음소리가 왁자지껄하게 들리는 곳을 유심히 쳐다보니 학교 운동장 구석에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놀고 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아주 별것도 아닌 일로 그렇게 즐겁게 웃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은 지켜보는 나로 하여금 청량한 기분이 들게 해주었다.

    문득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나는 최근에 저렇게 걱정 근심이 없이 큰 소리로 즐겁게 웃어본 적이 얼마나 있었을까?’ 하고 곰곰이 생각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확실하게 기억이 나질 않았다. 어른들이 아이들보다 웃음이 적은 이유는 사회생활로 인해 생겨나는 스트레스가 원인이 아닌가 싶다.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코티솔 수준과 혈압이 올라가고 맥박수가 증가한다. 하지만 웃음은 카테콜아민이나 엔도르핀처럼 사람들을 활기차고 건강하게 하는 물질의 분비를 증가시킨다고 한다. 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지만 오히려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통해 내가 행복해짐으로써 웃음 바이러스의 효과를 아이들로부터 배우게 되었다.

    5월에 갑자기 찾아온 무더위로 어른들은 ‘덥다 덥다’를 연발하며, 발을 동동 구르고, 선풍기와 에어컨을 켜고 옷을 벗고…. 보는 사람마저 더욱 덥게 만든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떤가? 대낮에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데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너무나 즐겁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아마 한겨울 눈이 펑펑 내리는 날에도 밖에서 즐겁게 눈 장난하며 손 시리다는 말 한마디 안 하고 눈사람을 만들 것이다. ‘이렇게 웃으며 뛰어노는 아이들은 더위나 추위도 상관없나 보다’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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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병태 (김해 대진초 교사)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는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웃음의 정신적 작용을 강조했다. 우리 어른들은 행복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웃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웃음을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오늘도 아이들은 자그마한 일에도 행복해하며 자기네들끼리 즐겁게 웃는다. 웃는 아이는 어른들의 스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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