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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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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우이독경(牛耳讀經)이더라도…- 김진현(사회2부 거제·통영·고성본부장)

  • 기사입력 : 2015-03-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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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6·4 지자체장 선거 이후 통영은 늘 시끄럽다. 그 중심에 김동진 시장이 있다. 굳이 ‘김영란법’을 들지 않더라도 지자체장이 자신의 선거와 관련돼 일한 사람에게 보은으로 직을 내리면 안 된다는 게 상식이다.

    통영시체육회에서 그런 일이 있었고 논란이 일자 당사자들이 사직했다.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독단적인 인사가 또 논란을 불렀다. 후임을 선임하면서 법만 앞세워 시장이 독단적으로 임명한 것이다. 체육인의 반발이나 볼멘소리가 나올 게 분명한데도. 체육회에도 원로가, 이사가, 그리고 자신의 돈으로 협회를 운영하는 각 단체 회장이 있는데도, 회장인 시장은 이들 모두를 거수기나 들러리로 전락시킨 것이다.

    지난달 통영시의 홍보와 소통 부재를 걱정하며 통영시장도 닫은 귀를 좀 열었으면 한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통영 굴을 사기 위해 바이어들이 와도 시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주민 의견을 무시한 채 항구 이름을 변경하며, 주민의 질문에 시장이 도지사 앞에서 하지도 않은 설명회를 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한 달, ‘아 어렵구나’라는 한숨과 함께 자괴감이 든다. 소귀에 경 읽기(우이독경)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소통에 대해 꿈쩍도 않는 시장을 보면 두 가지 생각이 든다. 하나는 잘못된 기자의 시각이다. 공무원을, 의원을, 경제인을, 주민을 만나 물었다. 더러 기자가 너무 과하다는 이도 있었지만 결코 무리하지 않다는 것이 답이었다. 글쓴이에게 “당신이 틀렸소”라고 말하기 어려운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말이다. 다른 하나는 ‘무시’다. 시장은 자신을 폄훼한다고 생각하는 여론을 무시하는 것일까. 그래서 자신의 측근들로 보은 인사를 하다 문제가 불거져 사표를 냈지만 다시 의견을 묻지도 않고 회장의 권한이라며 맘대로 인사를 한 것이 아닐까.

    김 시장은 생각해야 한다. 왜 시의회 의장단이 각을 세우며, 6·4지방선거와 관련해 재정신청이 진행됐는지, 왜 그토록 많이 이들이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지.

    시청 관계자들은 만나면 이런 인사를 한다. “좀 천천히 하세요. 대충하세요. 왜 시와 각을 세워요. 피곤하게.” 피곤하고 어렵더라도 계속 해야 한다. 언론인의 사명을 논하기 전에 그것이 통영시와 시민의 소통을 위해, 그래서 좀 더 행복한 통영시를 만드는 데 일조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지난 수요일 시장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다소 생뚱맞은, 이해가 안 되는 회견이었지만 소통의 일환으로 본다면 그래도 희망이 있는 것일까. 한 번 더 말해보자. “시장님 닫은 귀 좀 열어보세요.”

    김진현 사회2부 거제·통영·고성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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