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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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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진양호가 시끄럽다- 정경규(사회2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5-02-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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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에 있는 진양호가 요즘 시끄럽다. 예전에는 국토교통부가 진양호의 남는 물을 부산까지 식수로 공급하겠다고 하면서 시끄러웠고, 최근에는 진양호에서 수몰된 귀곡동 마을로 운행하는 진양호 도선 관리권을 놓고 수자원공사와 지자체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시끄럽다.

    남강댐 공사로 인해 조성된 진양호는 춘천 소양강댐이 생기기 전까지 담수력이 전국 최대였다. 지금은 전국 곳곳에 대형 댐이 생기면서 규모는 다소 작지만 소형 댐은 아니다.

    남강댐 조성으로 진양호 안에 있던 귀곡동(일명 까꼬실)이 수몰되면서 마을주민들은 이곳을 떠났고 한국수자원공사 남강댐관리단과 진주시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실향민들을 위해 진양호에서 마을입구까지 교통선인 도선을 운행했다. 현재 이곳에는 2가구 3명을 포함해 289가구 960명이 농사를 짓는 등 터전을 이루며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 수십 년 동안 운행하고 있던 도선 1척이 지난해 말 낡고 노후돼 더 이상 운행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이 때문에 마을로 운행하는 도선 2척 가운데 1척이 운행을 중단해 운항 횟수가 줄어들면서 이곳을 오가는 주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수자공은 주민을 위해 4500만원을 들여 도선 1척을 새로 마련했다.

    이번에는 도선 관리권이 장애물이 됐다. 수자공은 구입한 배를 진주시에 기부하고 연간 4500만원의 운영비도 지원하겠다며 도선 관리권을 시가 맡아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시는 도선에 대해 위탁관리는 할 수 있지만 도선 관리권을 넘겨받을 수 없다며 거부하고 있다. 도선 관리권을 맡을 경우 혹시 운행 중 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시는 수자공에서 배를 구입해 연간 4500만원의 운영비까지 지원하겠다는데 도선 관리권을 넘겨받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이는 시가 수자공에게 행하는 하나의 ‘갑질’로 볼 수밖에 없다.

    시의 이 같은 행위는 또 있다. 평거동 진주 유적공원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남본부가 지난 2004년 평은3지구 택지개발 사업 중 평거동 532 일대 9만7000㎡에서 신석기시대와 청동기, 삼국시대를 아우르는 대량의 유구를 발견했다.

    LH는 아파트 신축공사와 동시에 유적공원 공사를 시작, 2011년 10월 아파트 입주와 함께 이곳에 유적공원을 만들었다. 그러나 LH가 유적공원 완공 후 2년여간 관리해오다 2013년 말 진주시에 기부채납하자 시가 이견을 보이며 기부채납을 거부하고 있다. 기부채납을 받을 경우 시에서 이곳에 대한 관리 및 운영비가 많이 든다는 것 때문이다. 진양호 도선 관리권을 두고 수자공에 대한 시의 ‘갑질’로 불편을 겪고 있는 주민들도 진주시민임을 시는 명심해야 한다.

    정경규 사회2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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