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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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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가깝고도 먼 이웃- 김윤식(사회2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5-02-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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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있는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사촌이 더 낫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먼 곳의 친척보다 이웃이 낫다는 말이다. 예전 고달프고 힘들었던 농본사회에서 이웃은 사촌이었다. 산업화, 도시화되면서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이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다.

    함양은 지리적으로는 산청과 가장 가까운 이웃이지만 심정적으로는 가장 먼 이웃인 듯하다. 그동안 산청과 함양은 지리산권관광개발조합에서 교류를 통해 화합과 결속을 다지면서 상생발전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공동 노력했다. 그러나 산청과 함양은 언제부터인가 가깝고도 먼 이웃이 됐다.

    일례로 산청은 지리산산청케이블카 설치를 13년 전부터 추진했다. 도의회도 지난 2009년 산청케이블카 설치를 위해 만장일치로 대정부 건의안도 올렸다.

    산청군은 환경부에 지리산산청케이블카 유치 신청서를 제출해 케이블카가 산청에 유치될 것을 당연하게 여기면서 후속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3년 전 인근 함양군이 지리산케이블카 유치에 뛰어들면서 전남 구례군, 전북 남원시도 이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환경부 공원위원회는 지난 2012년 6월 어느 한 지역에 손을 들어주지 못하고 “보호 가치가 높은 식생과 보호지역의 훼손 우려와 기술성 검토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케이블카 사업을 부결했다.

    환경부는 “지리산케이블카는 지리산권 지자체가 1곳으로 조정해 재계획하면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가 지난해 2월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지자체 간 합의를 통해 영남과 호남에서 1곳씩 신청하면 관련 위원회에서 심의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기존 입장을 변경하면서 케이블카 설치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산청과 함양이 서로 케이블카 설치를 주장하자 홍준표 지사가 ‘산청과 함양 중 한 곳을 결정하고 탈락한 지역은 케이블카에 상응하는 사업을 주겠다’는 요지의 중재안을 바탕으로 최근 ‘산청·함양 지리산케이블카 공동설치’ 입장을 밝히자 13년 동안 공들인 산청군의 유치성과가 물 건너 갈 위기에 놓였다.

    산청군의 입장에서 보면 다 된 밥에 재가 뿌려진 격이다. 이에 분노한 일부 주민들은 인근 함양에서 개최하고 추진하는 산삼축제와 산삼엑스포를 산청에서도 열자는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경남도의 생각대로 산청과 함양이 공동으로 케이블카를 추진하면 언제 설치할지도 미지수며 경제성도 의문시돼 자칫 두 지역 모두가 실패할 우려가 있다.

    지금이라도 산청과 함양의 단체장은 머리를 맞대 지역 상생발전을 위해 각 분야의 상호 교류확대 등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추구하고, 지역 간 경쟁보다는 소통과 협력으로 주민이 행복한 삶을 만들어 ‘먼 친척보다는 가까운 이웃’이 되기를 진심으로 주문한다.

    김윤식 사회2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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