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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의 본질- 김의선(중소기업진흥공단 경남동부지부장)

  • 기사입력 : 2013-06-17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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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정부의 화두가 ‘녹색성장’이었다면 현 정부의 화두는 ‘창조경제’일 것이다. 이 창조경제란 말이 갑자기 출현한 것이 아니라 일찍이 1990년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에서 락(樂), 미(美), 애(愛), 진(眞)으로 창조활동의 가치와 역할이 중시되는 창조사회의 개념을 정립했다.

    그 후 존 호킨스(John Howkins)는 2001년 발간한 ‘창조경제’(The Creative Economy)에서 창조경제란 창조적 인간, 창조적 산업, 창조적 도시를 기반으로 한 창조적 행위와 경제적 가치를 결합한 창조적 생산물의 거래이며, 창조적 산물들이 놀라운 가치와 부를 창출한다고 보았다.

    박 대통령은 창의성을 우리 경제 핵심가치로 두고 과학기술과 ICT 융합을 통해 산업과 산업이 융합하고, 산업과 문화가 융합해서 새로운 부가가치, 새로운 산업과 시장,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경제라고 했다. 이장우 창조경제연구원장은 창조인력이 국가의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창업과 경영 등 가치창출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핵심 산업들을 발전시키고, 그 산업이 밀집한 지역과 도시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경제라고 했다.

    필자는 우리 경제를 새로운 활동이나 구조나 사고나 수단에 의해서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발전시킬 수 있는 ‘그 무엇’이라 생각한다. ‘그 무엇’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예를 들면 1908년 미국의 헨리 포드(Henry Ford)가 개발한 ‘대량생산 체계’는 1980년까지는 생산성을 높이는 획기적으로 수단이었지만, 1990년대 일본에서 개발된 ‘도요타 생산 시스템(Toyota Production System: TPS)’이 최저의 비용으로 최고의 품질을 얻을 수 있는 더 좋은 시스템으로 지금까지도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도 2010년 우리나라 제조업 노동생산성을 조사해본 결과 미국의 57%, 일본의 66%로 나타났다. TPS라는 최고의 수단을 가진 일본 제조업 노동생산성이 미국보다 낮은 것이다.

    우리는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 여기서 생산성은 부가가치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은 각 공정에서 낭비를 제거해 리드타임을 줄이고 안정성을 개선하면서 종업원의 사기를 높이는 TPS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미국에서는 수십만 개 내지 수백만 개의 부품을 갖는 항공기나 우주선을 생산하지만 일본에서는 부품수가 불과 수만 개인 자동차 정도를 만들기 때문이다. 같은 기능을 하는 부품(예를 들어 베어링)일지라도 자동차용과 항공기용의 부가가치는 크게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부품수가 처음으로 1만 개 이상인 제품을 생산한 것이 포니자동차와 복사기였다. 그 이전의 제품들과 부가가치를 비교해보면 부품수가 갖는 부가가치 의미를 쉽게 알 수 있다.

    부품수가 많은 제품을 왜 쉽게 생산하지 못할까? 한마디로 어렵기 때문이다. 제품의 성능을 떨어뜨리는 오차(error)는 부품들의 공차(tolerance)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제품성능 오차는 공차들의 함수인 무리함수로 표현되는데, 무리함수는 증가함수이다. 즉 부품수가 많아지면 제품성능 오차가 커진다. 이 오차를 줄여 상품가치가 있는 성능을 내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품의 공차를 줄인 더 정밀한 부품을 생산해야 한다. 공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고유기술과 관리기술이 필요하다. 또 공차를 어느 한계 이상으로 줄이려면 생산비용이 급상승한다. 이래서 어려운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부품수가 수십만 개인 항공기를 생산하고 있다. 금년에는 부품수 대비 기술 난도가 높은 헬기를 생산했다. 또 오래전부터 공작기계도 생산해 오고 있다. 공작기계는 부품 수는 많지 않지만 자동차용 부품 이상으로 높은 정밀도를 요하는 제품이며 부가가치도 높다. 의료기기와 측정기기도 공작기계와 비슷하다. 필자는 창조경제가 이미 기반이 구축돼 진행 중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부품들의 대부분이 중소기업에서 생산되고 있다. 중소기업은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현장 한가운데에 있는 것이다.

    김의선(중소기업진흥공단 경남동부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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