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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경남신문 공동기획 '초록기자 세상'] 마산 바닷가에 공룡화석산지가 있다고?

진동면 고현리 백악기 중기 발자국화석
제대로 관리 안되고 마을 사람들도 잘몰라
이지흔 초록기자(진주여중 1학년)

  • 기사입력 : 2013-03-20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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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흔 초록기자

    작년 이맘때 고성에서 공룡 세계엑스포가 열렸다. 72일간의 여정 동안 17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갔고 많은 아이들이 공룡에 매료됐으며 지구와 생물의 신비에 마음을 빼앗겨 누군가는 위대한 고생물학자가 될 꿈을 품게 되었을 것이다.

    고성군 하이면 일대를 비롯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경남 일대가 1억 년 전에는 공룡들의 주 활동 무대였다고 하며 세계적인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라고 하니 우리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

    봄 햇살이 좋은 주말, 직접 공룡발자국 화석을 탐사할 수 있는 장소를 검색하다가 고현리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를 발견했다.

    행정구역상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고현리 349 일대에 속하며, 고현리 능지물 바닷가에 있는 중생대 백악기 중기 때 공룡발자국 화석산지이다. 마산에서는 남서단 해안에 위치하고, 공룡발자국 화석과 새발자국이 함께 발견된 진주시 진성면 가진리 화석 박물관에서 남동쪽으로 약 20km 떨어진 곳이고 남서쪽으로는 공룡 엑스포가 열린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와 약 30km, 주요 공룡 화석 발굴지인 고성군 동해면과는 약 5km 떨어진, 해안선이 연결되는 곳이다. 1990년 12월 20일 경상남도 기념물 제105호로 지정되었다.

    고현리 화석산지는 모두 해안 노두이며 밀물 때는 물에 잠겨 접근하기 어려우나 인근에 있는 작은 조선소 북쪽에 있는 작은 동산의 샛길로 돌아가면 화석산지로 가는 것이 가능했다. 이렇게 이곳은 학생들이 화석산지에 다가가기에 안전하고 400여 개의 공룡발자국 화석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고성과 같은 지층대에 속하며 비교적 좁은 장소에서 두 발로 걷는 초식성 조각류 공룡 20마리가 지나간 흔적을 뚜렷이 탐사할 수 있다. 고성박물관에서 얻은 정보에 의하면 남해안 일대는 백악기 초기부터 중기의 조각류 공룡이 번성했던 지역이라고 한다. 이곳은 조각류 공룡발자국 화석뿐만 아니라, 용각류 공룡발자국 화석, 새발자국 화석 등의 화석과 함께 습곡, 단층, 연흔, 건열 등 각종 지질구조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해서 청소년을 위한 천연 자연사 학습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됐다.

    하지만 이곳에 도착했을 때 화석산지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화석산지는 오염되어 있었고 경상남도 기념물이라고 쓰인 작은 팻말은 눈에 띄지도 않게 놓여 있었다. 관리되고 있는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으며 공룡발자국 화석 위에서 누군가 보고 간 인변이 아직 덜 마른 상태였다. 주변 지층 곳곳에는 제사를 지낸 흔적으로 촛농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쓰레기가 흩어져 있고 바닷물에 의한 염분이 하얗게 화석 속에 말라있거나 따개비 등이 달라붙어 있었다.

    현 고성공룡박물관의 명예관장으로 계시는 서승조 박사님께 전화해 이곳에는 왜 고성처럼 보호각을 세우지 않느냐고 여쭤 봤다. 박사님은 보호각은 자연스러운 경관을 방해하고 또 현재 드러난 지층 아래에는 숨겨져 있는 또 다른 발자국 화석이 있을 확률이 매우 높으므로 발자국 화석을 자연스럽게 바닷물이 씻어줄 수 있도록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해 주셨다. 또 체험하기 힘든 위치에 있는 공룡 발자국 화석을 관광객이 직접 만지고 밟거나 해 보다 가까이 화석을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해 주셨다. 현재 노출된 공룡발자국들에 대해서는 복제품 제작 등 정보 보존 작업을 해뒀다고도 설명해주셨다.

    설명을 듣고 나니 좀 이해가 되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소중한 학습 자원이 오염되도록 방치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다.

    다양한 지질 구조를 보여주는 흔하지 않은 장소이므로 안내판을 추가로 설치해서 안내해 주면 좋겠다. 안내판에는 이곳 지질구조의 특징에 대한 설명을 실어 마을 주민으로 하여금 자부심을 불러일으키고 스스로 화석산지를 소중히 생각해 보존하는 마음을 일깨울 수 있었으면 한다. 주민들에게 공룡발자국 화석산지에 대해 물었을 때 젊은 아저씨마저도 마을에 공룡발자국 화석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고현리 마을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지만 공룡발자국 화석산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마을 주민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소중한 자원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높이기 위한 안내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는 세계적인 우리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공룡발자국 화석산지를 청소년을 위한 귀중한 자연사 학습지로 보존하는 마음가짐이 하나의 지역문화로 자리매김되기를 바란다.

    이지흔 초록기자(진주여중 1학년)


    [사진설명] 마산 진동면 고현리 바닷가에 있는 중생대 백악기 중기의 공룡발자국 화석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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