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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경남신문 공동기획 '초록기자 세상'] 저수지에 버려진 ‘양심’

곳곳 쓰레기 투기…‘지켜보는 눈 그림’ 부착 등 검토를
배상원 초록기자(진주동명고 2학년)

  • 기사입력 : 2012-11-07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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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상원 초록기자

    추석을 일주일 남겨둔 지난 9월 22일. 나는 아버지를 따라 낚시를 하러 진주시 문산읍 삼곡리에 있는 제곡저수지에 갔다. 한참 낚시를 재미있게 하다가 한동안 물고기의 입질이 뜸해져서 제곡지를 한 바퀴 둘러보기로 마음먹었다. 제곡지에는 연꽃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고 잔잔한 저수지의 수면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풀숲과 저수지의 언저리에 쓰레기가 밀려와 있었다. 제곡지는 주로 농업용수로 쓸 물을 저장하는 저수지로 농민들이 의존하는 중요한 수자원이다.

    버려진 쓰레기들을 살펴보니 페트병, 농약병, 깡통, 비닐(과자봉지), 컵라면 용기 등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쓰레기들이 버려진 장소를 보니 저수지의 가장자리와 인근 농로 사이사이, 그리고 사람들이 보지 않을 만큼 구석진 곳에 많이 버려져 있었다. 처음에는 농약병을 보고 인근 주민들이 버렸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쓰레기 중 60~70% 정도가 농사와는 관련 없는 과자봉지, 물병, 컵라면 용기인 것으로 보아 다른 지역 사람들이 낚시 등의 레저 활동을 즐기러 왔다가 버린 쓰레기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쓰레기들을 함부로 투기하고 방치하면 일차적으로 수질이 오염된다. 수질이 오염되면 물고기들과 그것을 먹고 사는 조류도 영향을 받게 되고 그런 과정을 통해 하나의 생태계는 붕괴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아버지와 함께 다른 저수지를 방문한 적이 있어 비단 제곡지뿐 아니라 다른 저수지도 똑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음을 알았기에 집에 돌아와서 인터넷을 통해 저수지를 깨끗하게 만들 대책을 생각해봤다.

    먼저 단기적인 방안으로 시청이나 군청에 보고해 봉사단체가 저수지 근방의 쓰레기를 줍도록 하고 지역 주민 전체가 자발적으로 나서서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도록 한 후 EM(Effective Microorganism) 미생물을 이용, 오염된 물질을 분해해 수질을 개선한다. 그렇게 기본적인 환경 조성 작업을 끝내고 저수지에 생태계를 조성한다.

    그다음 이 환경이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무단투기를 억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그래서 차용해 온 것이 바로 ‘지켜보는 눈’이다. 물론 CCTV(폐쇄회로 TV)를 곳곳에 설치하는 방법도 있으나 그 방법에는 상당한 예산이 들어가며 사각지대에는 별로 효과가 없고 또 자칫 사생활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좋은 대책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반면 ‘지켜보는 눈’은 예산이 많이 들지 않고, 사생활 침해의 우려가 없다(실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눈 그림을 붙였을 때 범죄율이 많이 떨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문화시민으로서의 양심을 기르는 일이라 생각한다. 레저를 위해 저수지를 방문한 사람들이 환경을 보호해야겠다는 의식을 갖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이 가을, 우리의 저수지가 자연과 어우러져 멋진 그림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배상원 초록기자(진주동명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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