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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6) 반간지계(反間之計)- 반대로 이간시키는 계책. 역간첩을 쓰는 작전

  • 기사입력 : 2012-08-28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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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삼국시대 북쪽 허창(許昌)에 근거지를 둔 위(魏)나라는 삼국 중에서 가장 강성했지만, 수전(水戰)에는 약했다. 반면에 남경(南京)에 도읍을 둔 오(吳)나라는 수전에 강했다.

    위나라 조조(曹操)가 70만 대군을 이끌고 양자강 중하류 적벽(赤壁)에 진을 치고서, 오나라를 멸망시키기 위한 일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위나라의 수군도독(水軍都督) 채모(蔡瑁)와 장윤(張允)은 남쪽 양자강 하류 지방 사람으로 수전에 능한 장수였다. 오나라의 임금 손권은, 조조 부하에 채모와 장윤이 있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이 두 사람만 제거하면 승리는 따 놓은 당상이었다.

    마침 조조의 모사 장간(蔣干)은 오나라의 장수 주유(周瑜)와 교분이 있었다. 조조는 이를 이용하여, 장간이 친구 주유를 방문하는 것처럼 해서 오나라의 실정을 정탐해 오라고 시켰다.

    장간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주유는, 채모와 장윤의 필적을 모방해서 두 사람이 자기에게 내통하는 편지를 위조하여 책 속에 꽂아놓고 장간을 만날 때 식탁 위의 그 책을 놓아두었다. 주유는, 지금 비록 벼슬하는 나라는 다르지만, 옛날 친구 장간을 극진하게 맞이하여 가슴을 열고 온갖 이야기를 다했다. 물론 좋은 술과 맛난 음식도 풍성하게 준비했다.

    술이 몇 순배 돌자 주유가 먼저 술이 취해 식탁에 엎드려 자버렸다. 그 때 장간의 눈에 들어온 것은 책장 밖으로 삐어져 나온 편지였다. 그 편지가 어떤 편지인지 보고 싶어 안달이 났는데, 주인 주유가 잠들었으므로 빼어보았다. 그런데 그 편지는 바로 자기 나라 수군도독 채모와 장윤이 주유와 내통하겠다는 편지였다.

    정말 중요한 정보를 입수하였고, 자기가 큰 공을 세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여 장간은 그 길로 바로 달려와 조조에게 그 편지를 바쳤다.

    조조는 믿고 이번 전투 준비를 전적으로 맡겼던 부하가 적과 내통하고 있었던 것에 분개하여 바로 끌어내어 목을 쳤다. 두 사람이 “억울합니다”,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하소연했지만, 조조는 전혀 믿지 않았다. 확실한 증거가 있기 때문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 결과 조조는 그 전쟁에서 대패하여 겨우 목숨만 붙여 달아났다. ‘삼국연의(三國演義)’에 적벽대전(赤壁大戰)편에 이 이야기가 있고, 몇 년 전에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인구 1000만 명도 안 되는 만주족(滿洲族)이 명나라를 물리치고 중국천하를 차지한 결정적인 계기도 반간지계에 성공한 때문이었다. 1583년부터 명나라와 전쟁을 벌여 거의 60년 만인 1644년 북경성에 진입하여 자금성을 차지하여 중국천하를 267년 동안 통치하였다.

    정치에서는 이 반간지계를 많이 이용하여 반대당을 분열시키고 불리한 여론이 일어나게 만드는 등등의 공작을 한다. 야당에서 “여당 모 의원의 비리를 청와대 누구한테 들었다”라고 말을 퍼뜨리면, 청와대와 여당 간의 사이가 벌어져 자중지란이 일어난다.

    대선을 앞두고 반간지계가 곳곳에서 일어날 것이다. 의심이 많은 사람, 욕심이 많은 사람들이 특히 반간지계에 잘 걸린다. 자기 목표가 확실한 사람, 성실한 사람은 반간지계에 강하다. * 反 : 뒤집을 반. * 間 : 사이 간. 이간질할 간. * 之 : 갈 지. …의 지. * 計 : 계획 계. 계략 계.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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