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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경남신문 공동기획 '초록기자 세상'] 우리 학교 과학실엔 나비·잠자리가 자라요

이수진 초록기자(거제 명사초 5학년)

  • 기사입력 : 2012-06-13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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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들이 밀잠자리의 우화를 관찰하고 있다.

    이수진 초록기자


    내가 다니는 거제 명사초등학교는 한려해상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작은 학교다. 학교 담장 밖으로는 명사해수욕장이 있고 창문 밖에는 많은 사람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망산이 학교를 내려다보고 있다.

    학교 과학실에는 늘 재미있는 일들이 가득하다. 우리들의 자랑거리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채집한 북방산올챙이, 도롱뇽, 수채(잠자리 애벌레), 배추흰나비를 키우고 있다. 학교에서는 채집통과 잠자리채, 어항 등을 나눠줘 학생들이 자유롭게 탐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있다. 학생들은 등교하자마자 과학실로 간다. 밤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기가 키우고 있는 생물들이 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처음 우리를 놀라게 한 것은 수채 어항이었다. 수채 어항에서 먹줄왕잠자리가 태어난 것이다. 학교 연못에서 채집해 사육을 시작했는데 무사히 우화(번데기가 날개 있는 성충이 됨)해 창가에 붙어 있었다. 저 작은 탈피각 속에서 어떻게 우화해 잠자리가 되는지 난 아직도 이해가 안 된다. 우리는 이 잠자리를 하늘로 날려 보내줬는데, 내년에도 우리 학교 연못에 많은 알을 낳아주기를 바랐다.

    학생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케일 화분에 키우고 있는 배추흰나비다. 애벌레, 번데기 단계를 거쳐 우화를 했을 때 아이들은 신이 나서 소리를 질렀다. 희고 고운 나비가 팔랑팔랑 날갯짓을 할 때 가슴이 콩닥콩닥거렸다. 요즘은 학생들이 주변에서 도롱뇽을 채집해 키우고 있다. 도롱뇽 먹이로 장구벌레를 잡아주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가진 생물에 대한 호기심에 놀랄 뿐이다.

    학교 내 생태동아리인 ‘하늘강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나의 생각도 조금씩 변했다. 관심을 가지고 세상을 보면 놀랄 일로 가득하다는 사실과 생명 탄생의 신비로움을 배웠다. 생물들은 관심을 가진 만큼 알 수 있고, 관심과 호기심이 다른 생물들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라는 사실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생물과 친구가 되고 그래서 자연을 더 많이 사랑한다면 그 속에 많은 생물들도 더 많이 행복해질 것이다. 과학실을 오가는 아이들의 웃음이 그것을 말해 주고 있다.

    이수진 초록기자(거제 명사초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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