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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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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가 될라 카머 -김선굉 시인의 말

- 이종문

  • 기사입력 : 2012-05-03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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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우야, 니가 만약 효자가 될라 카머

    너거무이 보자마자 다짜고짜 안아뿌라

    그라고 젖 만져뿌라, 그라머 효자 된다

    너거무이 기겁하며 화를 벌컥 내실끼다

    다큰 기 와이카노, 미쳤나, 카실끼다

    그래도 확 만져뿌라, 그라머 효자된다.



    - ‘효자가 될라 카머-김선굉 시인의 말’전문 <가람시학, 창간호>

    ☞ 늘 주기만 하고 더 많은 것을 줄 수 없어 미안타 하시는 어무이, 먼 발자국 소리에 허리 쭉 펴고 자식들 반기는 어무이가 보고 싶지 않습니꺼. 어버이날, 고향에 가면 다짜고짜 어무이를 안아뿌라 캅니더. ‘다 큰 기 와이카노, 미쳤나’ 캐도 ‘젖 만져 뿌라네예’. 그라머 효자 된다꼬예.

    효자가 되는 길은 참말로 쉽지예 새삼시리…. 어렵다꼬예.

    김선굉 시인의 말을 옮겨 적었다는 이 시는 경상도 사투리가 주는 정감이 웃음과 함께 가슴 뭉클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종장의 ‘그래도 확 만져뿌라’가 던지는 해학적 행동에 어무이 세상사 온갖 시름이 다 녹아나는 듯합니다. 내 몸의 뿌리인 어머니! 부르기만 해도 고맙고 눈물 나는 단어입니다. 진실한 시는 사람의 마음을 흔들고 공명을 울려서 그 울림이 한결 더 크게 느껴집니다. 비싼 옷, 두둑한 용돈,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는 것도 좋지만 어무이 ‘기겁하며 화를 벌컥 내실’ 젖 만지는 효자 한번 되어 봅시다. 어버이날 꽃 한 송이 드릴 수 있고, 다짜고짜 안을 수 있는 어무이가 계시다는 게 어딥니까. - 김진희(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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