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공동거주제 확산돼야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가족과 연관된 각종 기념일이 이어져 곳곳에 가족행사들이 줄지어 개최되고, 평소 무심하던 사람도 기념일 덕분에 가족을 다시 생각해 보는 달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두가 행복한 가정의 달에 더욱 쓸쓸해지는 분들이 있다. 가난과 외로움으로 사회로부터 소외 받으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 막막한 노후생활을 하고 있는 독거노인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자수는 2014년말 639만명으로 전체인구의 12.7%이고, 그 중 독거노인의 수는 약 138만명에 달한다. 정부에서는 다각적인 노인복지대책을 마련, 추진하고 있으나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2014년 10월 1일 세계 노인의 날, 노인인권단체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이 발표한 세계노인복지지표에 따르면 대한민국 노인 복지 수준은 전 세계 96개 국가 중에서 50위에 머물렀고, 특히 소득보장영역에서는 80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독거노인들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안전하고 행복한 보금자리 마련이다. 그 대안으로 '독거노인 공동거주제'가 주목받고 있다. 경남 의령에서 국내 최초로 시작된 '독거노인 공동거주제'는 홀로 사는 노인들이 지자체의 지원으로 마을단위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빈 집을 활용해 숙식을 같이 하는 제도이다. 서로 의지하고 안부를 챙기기 때문에 외로움을 달래줄 뿐 아니라 생활비 절감 등 빈곤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되고, 건강ㆍ장수는 물론,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고독사 또한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기존 시설을 그대로 이용하고 있어 비교적 작은 규모의 예산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밑반찬 및 요구르트 배달, 안부전화, 방문진료 등의 복지활동을 한 곳으로 집중시켜 서비스의 질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대한민국은 2000년에 이미 고령화사회(65세 이상 인구 7%)에 진입했고,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19년에는 고령사회(14%), 그리고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20%)로 진입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10년 뒤면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셈이다. 독거노인 또한 증가하여 노인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독거노인 공동거주제'가 전국적으로 확산ㆍ보편화 되어 독거노인들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보금자리로 자리잡을 수 있길 바란다. 나아가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국가와 국민 모두가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고령자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모든 사람은 늙기 마련이다. 늙지 않는 사람은 없다.
이정수 <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