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관직을 맡았던 청백리 율곡은 공직자의 중요한 덕목으로 청렴을 꼽았다. “벼슬은 남을 위한 것이요, 자기를 위한 게 아니다. 관직에 진출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국가를 부강하게 하고 국민을 편안하게 하려는 정치 이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지 자신의 부귀와 영화를 누리려는 게 아니다. 이러한 도를 실현할 가망이 없으면 벼슬에 나가서는 안 된다.” `격몽요결'에서 공직자가 지녀야 할 자세를 일목요연하게 설파했다.
뇌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시대에서나 골칫거리였다. 대부분의 국가는 뇌물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두었다. 청렴은 모든 문화권의 보편적인 규범이자 공통의 가치이고, 공직자의 직업윤리였다. 플라톤은 이상국가를 설계하면서 “군인에게는 재산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나라를 위해 싸우는 군인에게 용기는 필요하나 재산을 갖고 있으면 삶에 대한 애착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마산중부경찰서는 깨끗하고 청렴한 조직문화 조성·확산 및 공직사회 신뢰 제고를 위해 기관 청렴온도계 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도입해 지난달부터 운영하고 있다. 청렴온도계는 경찰서를 방문하는 민원인이 업무처리과정에서 받았던 청렴성 등 경찰관으로부터 받았던 느낌을 경찰서를 나서면서 “만족” “불만” 의견을 표시할 수 있도록 하여 청렴지수가 자동으로 표출되는 시스템으로 구성됐다. 청렴온도계가 설치된 후 처음에는 직원들 감시용이 아나냐는 등 다소 회의적인 면도 없지 않았으나 민원인들이 웃으면서 파란공을 집어 청렴온도를 높여 나갈 때 마다 자신도 모르게 공직자로서의 보람을 느낀다며 지금은 직원들의 언행에도 많은 변화를 보였다. 지금 내가 처리하는 업무가 잠시 후 민원만족 여부로 즉시 평가 된다는 부담감보다는 친절·신속·공정·청렴성이 공직자로서 가져야 할 미덕으로 그 무엇보다 우선되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마산중부경찰서 청문감사실 김용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