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6) 김해 슬레이트집 사는 재호네
“공부 잘하는 손자 기특하지만 대학 등록금 생각하면 막막”돌 지나고부터 할머니와 사는 재호기초생활수급비 등으로 생계 꾸려
- 기사입력 : 2014-05-2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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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재명 사회복지사가 재호군, 할머니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우리 재호는 생각이 깊어요. 어릴 때부터 할머니와 살아서 그런지 뭐든지 알아서 다 해요.”
고교 2학년 재호(가명)군의 할머니 강성자(76)씨는 손자 자랑에 바빴다.
김해시 동상동 주택가.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9만원의 초라한 슬레이트집이 재호와 할머니가 사는 보금자리다. 아버지(45)가 운영하던 건설업체가 지난 2007년 부도가 나 6년 전 할머니와 부산에서 이곳으로 왔다. 아버지는 지난해 한 번 찾아왔으나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재호는 돌을 지나자마자 할머니 손에 맡겨졌다.
“할머니, 엄마라고 불러도 돼요?”
엄마품이 그리웠던 재호는 어릴 적 언젠가 할머니를 몇번 엄마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도 멋쩍었는지 다시 할머니라는 말을 사용했다.
“잘해주지 못해요. 내가 몸이라도 건강하면 모르지만, 겨우 밥만 챙겨 주지요.”
할머니는 2년 전 자궁수술을 받았다. 허리와 다리가 안 좋아 나다니기도 힘들다고 했다.
재호와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정부보조 월 50만원과 가정위탁아동 월 12만원으로 살고 있다.
자신의 환경을 비관하며 비뚤어질 수도 있는데, 재호는 모범생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할머니는 손자 칭찬을 많이 들었다. 할머니 힘들다고 빨래나 청소도 곧잘 돕는다. 학교 성적 2등급을 유지하며, 대학진학의 꿈을 키우고 있다. 학원은 꿈도 못꾼다. 차비도 아껴쓰고 있는 재호는 빨리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하거나 공무원이 되어 돈을 벌고 싶단다.
“재호야, 내 없어도 너 혼자 살 수 있제?”, “할머니, 그런 말씀 마세요. 열심히 공부해서 할머니 잘 모실게요.”
재호와 할머니는 서로 의지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대학 등록금이 1000만원이 넘는다던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강씨는 앞날을 걱정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글·사진= 이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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