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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를 가다- 창원성산] “정부 서민 삶 외면” VS “거대야당은 뭐했나” 엇갈리는 민심

  • 기사입력 : 2024-04-02 21: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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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권후보 단일화 사실상 무산
    허성무-강기윤-여영국 3파전

    허 “윤 정권·현역 의원 심판해야”
    강 “야당 툭하면 국정 발목잡아”
    여 “노동·녹색정치 살아 있어야”


    경남 ‘진보정치 1번지’인 창원성산은 여느 총선과 마찬가지로 보수정당 후보와 다수 진보정당 후보의 대결 구도로 출발했다. 역시 야권단일화라는 변수가 주목받았지만 투표용지를 인쇄한 지난 1일을 기점으로 민주당-녹색정의당 간의 단일화는 요원해졌고, 3명의 후보들은 각자 표심을 모으기 위해 분주한 상황이다.

    이날 만난 창원성산 후보들은 일제히 이른 아침 곳곳에서 출근인사를 이어갔고 오후에는 반송시장서 집중유세에 나섰다.

    창원성산 국회의원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허성무(왼쪽부터) 후보와 국민의힘 강기윤 후보, 녹색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1일 오후 반송시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김승권기자/
    창원성산 국회의원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허성무(왼쪽부터) 후보와 국민의힘 강기윤 후보, 녹색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1일 오후 반송시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김승권기자/

    진보당과 단일화한 민주당 허성무 후보는 상대후보인 강기윤 후보의 관련 의혹들을 제기하며 정권 심판과 함께 강 후보도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3시 허 후보의 유세장에는 선거원들과 지지자들로 북적였다. 차량 앞에서 유세하는 허 후보를 향해 손을 흔들거나 작은 피켓을 들고 응원하는 지지자도 있었다.

    허 후보는 “우리지역 국회의원 우리시민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잘했냐. 유권자들이 회초리를 들어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상품권 발행이나 창원국가산단 디지털 스마트 산단 추진 등 창원시장 때의 노력을 언급하며 다시 한번 국회의원으로 일할 기회를 달라고 소리 높였다.

    녹색정의당 여영국 후보는 창원성산에서만큼은 진보정치와 노동정치가 살아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오후 4시 여 후보의 유세장에는 후보 유세를 경청하는 오랜 지지자들이 눈에 띄었다. 지나가는 차량에서 창문을 열고 인사하거나 창밖으로 작은 간식을 건네는 시민도 있었다.

    특히 이날은 여 후보의 배우자가 유세차량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여 후보의 배우자는 “이번 선거는 이상하게 눈물이 난다”며 눈물과 함께 지역주민들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오랜 시간 변함없이 노동자와 지역을 위해 정치를 해온 여영국을 끝까지 지지해달라”고 말했다. 여 후보도 배우자의 호소에 눈물을 훔치며 유세를 이어갔다.

    이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원 유세로 저녁 시간 유세를 펼친 국민의힘 강기윤 후보는 “180석을 가진 거대 야당이 툭하면 국정을 발목 잡고 국회에서 입법을 자기 마음대로 만들고 이재명 대표를 구속하려해도 할 수 없는 방탄국회를 일삼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창원 경제가 아사 직전이었다고 주장한 뒤 현 정부의 원전산업 복원에 대해 강조했다.

    지원에 나선 한 위원장은 “창원산단 노후화, 답보상태인 재건축·재개발 추진력 있게 밀어붙일 사람이 강기윤이다”며 강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그사이 잇따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창원 성산의 표심이 요동치고 있음을 증명했다.

    경남신문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월 23~25일 창원 성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씩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만약 내일이 투표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38.6%가 국민의힘 강기윤 후보, 34.5%가 민주당 허성무 후보, 8.0%가 녹색정의당 여영국 후보라고 응답했다. 오차범위(±4.4%p) 내에서 여야 후보의 접전이었다.

    이후 이종섭·황상무 논란 등 이른바 ‘용산발 리스크’로 정권심판을 외치는 민주당 쪽으로 흐름이 넘어가는 양상을 보였다.

    KBS창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5~17일 창원 성산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후보 지지도’를 물은 결과 허성무 후보가 34%, 강기윤 후보가 30%로 오차범위(±4.4%) 내 접전인 것으로 조사됐다. 여영국 후보는 7%를 기록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사실상 단일화는 무산된 상황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수 있을 것인가가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원외 정당 위기에 놓인 녹색정의당에서도 단일화 셈법은 복잡하다. 공직선거법상 비례대표 의석수는 총선에서 정당득표율 3% 이상을 받거나 지역구에서 5석 이상의 의석수를 확보한 정당에만 분배된다. 민주당에서는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통해 단일화가 없이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총선에서는 단일화 없이 진보정당후보가 당선된 사례는 없었다.

    민주당과 정의당 후보 단일화 없이 완주한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이흥석 후보 15.82%, 미래통합당 강기윤 후보47.30%, 정의당 여영국 후보 34.89%로 강 후보가 당선됐다. 앞서 20대 총선에서는 정의당 노회찬, 여영국 후보가 당선됐고 당시엔 민주당에서 허성무, 권민호 후보가 각각 단일화로 중도 사퇴했다. 19대 총선에서도 진보정당 후보가 2명인 상황에서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가 승리했다.

    이 같은 치열한 경쟁 분위기를 반영하듯 각 당에서도 지도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민주당서는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25일에 이어 허성무 후보 지원에 나서고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도 25일과 28일 지원 유세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에서는 1일 한동훈 비대위원장 방문에 이어 2일 오전에는 윤재옥 원내대표가 창원 가음정시장을 방문해 강기윤 후보 유세를 이어간다.

    유세 현장에서 만난 강순익(63)씨는 “대파 가격 875원 논란 등을 보며 대통령이 서민들의 삶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권은 국민을 기만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허성무 후보가 가장 깔끔하다고 창원시장 때 도 호감이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까지 고려해서 투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반송시장 상인인 이모(48)씨는 “시장에서 주민들 소비가 너무 위축됐다. 2년 정치 제대로 못 한 결과다. 이렇게 3년을 더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권 심판을 외치는 민주당을 보고 찍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강 후보의 유세를 듣던 박현옥(66)씨는 “현역인 강기윤 의원이 지역에 잘했다.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얘기하는 여론은 안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여론조사에서 보수정당 지지율이 점점 낮아지니 더욱 결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중(68) 씨는 “막말하는 대표가 있는 민주당을 투표에서 찍지는 않을 거다”며 “이미 민주당이 더 많은 상황인데 더 늘어난다고 해서 더 잘한다는 것도 아닐 거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2년 동안 민주당은 뭐했나. 정권심판을 한다고 외치는데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이모씨(64)는 “여 후보의 유세를 보기 위해 왔다. 듣고 있으면 눈물이 나기도 한다. 도의원 때부터 무상급식 등 이슈로 지역민을 위해 싸운 사람이다”며 “나머지 두 후보가 서로 비난하며 싸우지만 여 후보는 민생과 노동자에 가장 가까운 후보라고 생각한다. 정치적 계산 없이 완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혜정(49)씨는 “녹색정치라는 중요한 가치를 선거 마지막까지 잘 이끌어가는 임무를 이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당선자도 기후 위기와 녹색정치를 잘 반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남동에서 만난 전옥선(58)씨는 마음을 정하지 못해 거리에서 만나는 후보들 유세를 유심히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후보들이 각자 상대 후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인데 정확하게 알고 판단하고 싶어 가는 길을 멈추고 유세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권에서 온전한 단일화를 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지혜 기자 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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