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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를 가다- 창원 진해] “이번에는 기회 줘야” - “전략공천 이유 있다” 민심 양분

  • 기사입력 : 2024-04-04 21:2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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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 세대 유입으로 정치 지형 변화
    보수텃밭서 진보 깃발 꽂을지 관심

    황 “외교·안보 잘 아는 적임자”
    이 “30년 경제전문가… 기회달라”


    직전 21대 총선 진해구는 경남에서 가장 적은 표(1.36%, 득표수 1405표 차)로 당선과 낙선이 결정됐다. 창원시 진해구는 군사도시 특성상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짙은 지역이지만 신시가지 개발로 젊은 세대 인구가 많이 유입되면서 정치 지형이 변하고 있다. 30년 이상 보수텃밭으로 여겨진 진해에서 처음으로 진보 정당이 깃발을 꽂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총선에선 진해고등학교 동문들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선 해군참모총장을 지낸 황기철 후보가 국회의원 선거 ‘재수’에 도전한다. 국민의힘은 지역구 현역인 이달곤 국민의힘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기획재정부 기조실장과 조달청장을 지낸 이종욱 후보를 공천했다.

    더불어민주당 황기철 후보와 국민의힘 이종욱 후보./김승권 기자/
    더불어민주당 황기철 후보와 국민의힘 이종욱 후보./김승권 기자/

    황 후보가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황 후보가 지난 1월 10일 예비후보로 등록한 것과 달리 이 후보는 지난 2월 29일에 전략공천돼, 3월 4일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황 후보는 2020년 지난 21대 선거 당시 이달곤 후보와 맞붙어 48.86%를 득표하며 접전을 펼쳤다. 그 후로 4년 동안 표밭을 다져온 만큼 인지도면에서 이 후보에 앞선다. 게다가 민주당 후보이지만 해군 출신이어서 보수성향 유권자들에게도 반감이 적다.

    선거를 일주일 앞둔 3일 황 후보는 오전 10시 TV토론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오후 3시에는 황기철 후보 사무소에서 예비역 간부들이 지지선언을 하며 힘을 보탰다.

    더불어민주당 황기철 후보가 지난 3일 진해 석동 선거사무소에서 해군 전우들의 지지 선언 행사에서 승리를 결의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더불어민주당 황기철 후보가 지난 3일 진해 석동 선거사무소에서 해군 전우들의 지지 선언 행사에서 승리를 결의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황 후보는 “민생경제, 외교, 안보까지 현 정부는 역할을 못하고 있다. 국민이 생존을 위해 각자도생해야 하는 시대”라면서 “진해 출신으로 진해와 바다, 안보를 가장 잘 아는 후보인 제가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당초 오후 4시 경화장 유세가 예정돼 있었지만 우천 관계로 캠프 회의로 일정을 변경했다. 황 후보 캠프 관계자는 “참모들은 일정 강행을 요청했는데 후보가 대부분 여성인 선거사무원들이 비를 맞고 선거운동하는 것이 힘들 것이라고 유세를 취소했다. 우리 후보의 성품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이 후보는 토론회 이후 오후 2시 경화장에서 유세로 유권자를 만났다. 이 후보는 “지금 진해는 절호의 발전 기회다. 그동안 공직에서 국가예산 계획과 관리 업무를 주로 맡아왔다. 누구보다 예산은 자신 있다. 공약인 KTX진해역 신설도 저는 해낼 수 있다”면서 “진해의 아들인 제가 진해를 위해 일할 기회를 달라”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 이종욱 후보가 지난 3일 진해 경화시장 입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국민의힘 이종욱 후보가 지난 3일 진해 경화시장 입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기획재정부 출신이라는 인연이 있는 윤한홍 의원이 이날 진해를 찾아 “‘경제전문가’ 이종욱 후보가 당선돼 진해가 다시 한번 도약하느냐, 군사전문가가 (당선)돼 군사도시로 머물 것인가, 여러분의 선택이 중요하다”면서 힘을 보탰다. 이종욱 후보는 진해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30여년간 기재부에서 신항만 건설계획, 국도·철도 투자계획 등 다양한 공공·민간 투자계획을 수립하고 조정한 예산 ‘경제정책통’이다. 500여 시민단체로 구성된 시민유권자운동본부가 뽑은 ‘좋은 후보’에 선정되기도 했다

    두 후보를 두고 민심이 양분됐다. 이 후보 지지자들은 거야심판론에 무게를 뒀다. 신양금(71·경화동)씨는 “‘이재명 도둑놈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찍을 수가 없으니 이번엔 국민의힘에 투표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김순재(76)씨는 “이종욱 후보를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왔다. 전략공천을 해왔으니 뭐가 있지 않겠나. 진해에 보수가 많았는데 요즘엔 많이 달라졌다. 보수가 결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통인 후보의 경쟁력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30대 주부는 “고위 공무원 출신으로 정책에 대해 잘 알고 특히 굵직한 사업의 예산으로 진해 경제를 살려줄 것이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꾸준히 지역관리를 해온 황 후보의 손을 들어준 유권자도 있었다. 70대 서모씨는 “고향만 진해면 진해사람이냐”면서 “4년 전에 황기철 후보가 아깝게 졌는데, 이번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20대 대학생 박모씨는 “지난 4년 동안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우리지역에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 정권심판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지현(38)씨는 “여당과 정부가 민생을 살피지 못해 믿음이 없다. 황기철 후보는 중도 느낌이 나서 한번 믿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각 시도당, 선거대책위원회 등이 자체 판세를 분석한 결과를 종합하면 민주당에선 진해를 ‘경합 우세’로 보고 있고, 국민의힘은 ‘경합’으로 분류했다. 진해가 격전지로 분류되면서 여야 지도부가 잇따라 진해를 찾기도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 1일 진해를 찾아 “이종욱 후보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경제 전문가이다. 진해는 경제 발전이 필요하다. 아름다운 진해를 더 아름답게 만들 사람이 바로 이종욱”이라고 강조했다.

    김부겸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황 후보 격려차 지난달 24일과 28일 두 차례나 진해를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오직 진해만을 위해 애쓰는 후보의 간절함을 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두 후보는 경력만큼 공약에서도 뚜렷한 특징이 돋보인다. 군사전문가인 황 후보는 진해 덕산 비행장 가덕도 이전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연간 1만회 이상 항공기 이착륙으로 인한 소음문제를 해결하고 진해 중심지의 고도제한 해소로 지역발전을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반면 이종욱 후보는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KTX 진해역 신설을 통한 전국 2시간 30분대 교통시대 구현을 1호 공약으로 발표했다. 교통망을 확충해 경제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공약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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