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가치의 문제,양심의 문제’ 세월호 사고에 대해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그 주요 원인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다.안전불감증이란 안전한 상황이 못 되는데,안전한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그러나 단순히‘안전불감증’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안전불감증이라는 원인으로 세월호 사고가 났지만 그 사고 앞에서 취한 사람들의 행위 말이다. ‘세월호’의 선장과 승무원들은 배가 침몰하기 시작하자 누구보다 먼저 그들만이 아는 전용통로로 탈출해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 순간 그들은 선택의 기로에 선 것이다.‘삶’과 ‘죽음’,살고자 하는 본능과 죽음을 각오해야만 하는 선장과 승무원으로서의 의무,도덕 의식,희생과 배려,즉 본능을 이겨내고 인간으로서 추구해야하는 가치와의 싸움 그것이다.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이 싸움에서 지고 말았다.그들에겐 ‘생존’만이 유일한 가치였던 것이다. 누구나 목숨을 바란다.목숨은 본능이다.생명의 위험으로부터,고통의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보다 안락한 삶을 살고자 한다.살아남은 선장과 승무원들이 이해되는 부분이다.하지만 이해되는 순간 인간으로서의 나 자신이,더 나아가 ‘사회’‘국가’‘세계’가 초라해진다.우리는 단지 살기 위해 사는 그런 존재들인가!물 속 깊숙이 침몰하는 기분이다. 여기 침몰하는 여객선의 승객들을 살리려 자기 목숨을 내놓은 여승무원이 있다.꽃다운 나이의 그녀의 죽음으로 나는 다시 물 밖으로 끌어올려진다.승객들을 살리려 했던 여승무원은 사망했고,반면 혼자서만 살려고 도망쳤던 다른 승무원들은 살았다.그러나 진정 누가 살아있는 것인가.진정 누가 살아있는 것인가.산 자들이 죽었고,죽은 자가 살아있지 않는가. ‘안전불감증’만을 걱정해서는 안된다.아무리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대책을 강구해보아도 소용없는 이유가 있다.법과 제도를 고치고 만든다 수선을 피워도 결국 다시 사고가 일어나는 이유가 있다.진정한 가치 교육이 필요하다.진정한 삶이 어떠한 것인지를,진정한 죽음이 어떤 것인지를,우리 사회에 만연한 죽음같은 삶과 살아있는 죽음에 대한 철학적 반성이 필요하다. 분명 가르쳐야 할,그 동안 간과했던 중요한 것이 있다.특히나 어른들이 배워야 할 중요한 것이 있다. 만약 내가 그 세월호에 타고 있었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해본다.갑자기 아득해진다.본능 앞에 무릎꿇는 내 모습이 오버랩된다.암흑이다...갑자기 어둠 한 가운데 빛이 나타난다. 그 빛을 향해 온 몸으로 기어간다.그 빛을 잡고 일어선다.양심이다.눈물이 난다.인간 존재의 나약함과 함께 있는 양심의 치열함이라니.나는 그 양심과 같이하리라 의지를 다시 다진다. 이정수 경주환경농업교육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