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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 육상.수영 기록행진 `희망을 봤다'

  • 기사입력 : 2009-10-26 16: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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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에서 열린 제90회 전국체육대회가 7일간의 열전을 끝내고 26일 막을 내렸다.

       한국 수영의 희망 박태환(단국대)이 불참하고 유도 스타 왕기춘(용인대)이 대회 개막에 앞서 불미스런 일로 잠적하는 등 아쉬움도 있었지만, 대회 기간 각 시도를 대표한 선수들의 경쟁은 뜨겁게 한밭벌을 달궜다.

       특히 기초 종목인 육상과 수영에서 의미 있는 기록들을 쏟아낸 것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수확이라 할 만하다.

       이번 대회 육상에서는 세 개의 한국 신기록이 나왔다.

       여자 해머던지기에서 강나루(익산시청)가 63m53을 던져 종전 기록(63.06)을 깼고, 김하나(안동시청)가 여자 200m와 400m 계주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한국 신기록 수는 지난해(7개)에 비하면 절반도 채 못 된다. 하지만 기록의 가치로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번 대회 최고 스타로 떠오른 김하나(안동시청)의 활약은 눈부셨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삼성전자)가 감동의 레이스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자 김하나가 나타나 한국 육상의 희망을 노래했다.

       김하나는 대회 첫 날인 20일 여자 100m 우승을 시작으로 200m, 400m계주, 그리고 1,600m 계주 순으로 매일 하나씩 금메달을 목에 걸어 4관왕이 됐다.

       무엇보다 200m에서 23초69, 400m 계주에서는 안동시청 선수들과 함께 45초33에 레이스를 마쳐 23년 동안 깨지지 않던 한국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을 각각 0.11초, 0.26초 앞당겼다.

       30년 된 남자 100m 한국기록(10초34)을 필두로 남자 200m(20초41.1985년), 여자 100m(11초49.1994년)와 함께 한국 육상의 해묵은 기록으로 남은 여자 200m와 400m 계주 기록이 마침내 깨지자 육상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반겼다.

       더구나 기록 경신이 아닌 순위 싸움에만 혈안이 돼 왔던 전국체전 무대에서 값진 기록이 나오자 기쁨은 더 컸다.

       한국 기록을 세웠을 때만 줬던 포상금을 개인 최고기록을 작성했을 때 주기로 한 대한육상경기연맹의 새로운 포상 정책도 탄력을 받게 됐다.

       수영 경영 종목에서는 신기록 잔치가 열렸다.

       닷새 동안 이어진 한국 신기록 행진은 마지막날인 26일 멈췄지만 이번 대회 기간 무려 19개의 한국 최고 기록이 새로 쓰였고, 한국 타이기록도 한 개가 작성됐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세워진 한국 신기록 수(11개)는 이미 대회 중반 훌쩍 넘겼다. 대회 신기록은 101개나 나왔다.

       한국에서 수영을 제일 잘 한다는 선수들만 출전한 지난 7월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나온 한국 신기록이 두 개 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전국체전의 성적표는 놀랍기만 하다.

       물론 박태환이 가진 남자 자유형이나 계영 일부 종목의 기록은 무너뜨리지 못했고 아직 아시아 기록과도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또 올해까지만 착용이 허용된 최첨단 수영복 덕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렇지만 가치 면에서 의미 있는 기록도 많았다.

       남유선(강원도청)이 여자 개인혼영 400m에서 4분41초55로 4년 만에 한국 기록을 새로 작성했는가 하면, 고교생 김민규(인천체고)는 남자 개인혼영 200m(2분01초27)에서 3년 동안 깨지지 않던 한국 기록을 허물었다.

       여자 접영 100m와 남자 평영 200m에서는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도 은메달에 머물 만큼 경쟁이 치열해 앞날을 더 기대하게 했다.

       최첨단 수영복을 내년부터는 입지 못하게 되면서 올해 세워진 세계 기록뿐만 아니라 한국 기록이 당분간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하지만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과 경쟁 강화로 기록이 향상됐다고 입을 모으는 선수와 지도자들은 올해의 풍작에서 얻은 자신감이 한국 수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합/

    23일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90회 전국체전 육상 여자일반 1600M 계주 결승에서 경북 김하나(가운데)가 3번주자로 나서 힘차게 달려나가고 있다. 김하나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신기록 2개를 작성하는 등 100M, 200M, 400M 계주, 1600M 계주에서 우승해 4관왕을 차지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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