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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2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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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끊는다고 ‘악성 민원’ 끊어지겠습니까

  • 기사입력 : 2024-05-13 20:2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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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성 민원인 공무원에 공포 대상
    재판 중에도 창원시청에 지속 민원
    전국선 공무원 숨지는 사례 잇따라

    폭언 시 통화 종료 등 대책마련에도
    청사 방문 막을 수 없어 한계 여전


    악성 민원인이 공무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전국적으로 악성 민원에 시달리던 공무원들의 사망 사례가 잇따르자 악성 민원 대응 및 피해 공무원 보호 등의 내용을 담은 지침을 마련했지만, 근본적으로 악성 민원인의 접근을 차단하지 못하는 등 한계는 여전하다.

    최근 창원시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을 밀어 넘어뜨려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민원인이 검찰의 실형 구형에도 불구하고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창원지방법원 형사3단독 유정희 부장판사는 상해 및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령했다. A씨는 과거 토지 보상 등 문제로 불만을 품고 민원을 제기해오며, 2022년 12월 공무원에게 욕설을 하거나 어깨로 밀어 넘어뜨려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시청 앞에서 북과 꽹과리 등으로 소음을 일으키며 1인 시위를 해 피해 공무원을 비롯, 시청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에 대해 접근 금지 가처분 결정도 받은 적이 있었다. 특히 A씨는 사건이 발생한 뒤 재판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계속 창원시청을 찾아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앞선 지난 3월 경기도 김포시 한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되는 일이 있었다. 이 공무원은 인터넷에 신원과 사무실 전화번호 등이 공개되면서, 악성 민원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공무원 재해보상법이 시행된 이후 3년간 ‘공무원 자살 중 순직 유족급여 청구·승인’ 현황을 보면 67명 청구 중 21명이 승인돼 공무상 순직 자살 비율이 31.3%에 달했다. 공노조 경남본부는 악성 민원 사례로 인해 사망하는 공무원이 늘고 있다며 결의대화와 공동행동을 진행하는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민원인의 공무원 대상 폭언·폭행 등 위법행위는 지난 2019년 3만8054건에서 2020년 4만6079건, 2021년 5만1883건, 2022년 4만1559건으로 끊이지 않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2361명을 대상으로 대국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93.2%는 ‘민원인의 폭언, 폭행 등으로부터 민원 공무원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2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악성 민원 방지 및 민원 공무원 보호 강화를 위한 범정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민원처리법과 정보공개법 등 개정이 필요한 법률은 조속히 개정안을 발의할 방침이다.

    대책은 전화, 인터넷, 방문 등 민원 신청 수단별 악성 민원 차단 장치를 마련한다. 지금까지 민원 공무원은 전화로 민원인이 욕설을 하거나, 민원과 상관없는 내용을 장시간 발언해도 그대로 듣고 있는 형편이었다. 민원인이 욕설·협박·성희롱 등 폭언 시 통화를 종료할 수 있게 하고, 기관별로 통화 1회 권장시간을 설정해 부당한 요구 등으로 권장시간을 초과할 경우 이 역시 통화를 종료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외 온라인 민원창구를 통해 단시간에 대량 민원을 신청해 업무 처리에 의도적으로 큰 지장을 준 경우 시스템 이용에 일시적인 제한을 두도록 했다. 방문의 경우 사전예약제 등을 운영하거나 1회 권장시간도 설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자체 홈페이지 등에서 공무원에 대한 개인정보(성명 등)가 공개돼 오던 것을 기관별로 공개 수준을 상황에 맞게 조정하도록 권고했다.

    다만, 민원인의 청사 방문은 막을 수 없기 때문에 한계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도내 한 공무원은 “공무원은 악성 민원인을 마주치기도 두려워한다. 그런데도 청사 출입을 막을 근거는 없어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악성 민원인의 범죄는 경종을 울리기 위해 엄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 민원제도과 관계자는 “종결된 민원이 아닌 다른 내용에 대해 민원 방문이 가능해 막을 수 없다. 권리 제한 소지가 있다”며 “업무를 방해하거나 의도적으로 시간을 지연시키는 등 경우에 퇴거가 가능하다. 민원 처리 대응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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