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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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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료대란, 환자 고통을 볼모 삼을 일 아니다

  • 기사입력 : 2024-02-22 18: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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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수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병원 현장을 떠나면서 우리나라가 혼란에 빠진 느낌이다. 어제까지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가 9000명을 넘어섰다 한다. 이 중 근무지 이탈이 확인된 전공의가 6000여 명으로 확인되고 있다.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며 전례 없는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공의의 사직서 제출은 이번만이 아니다.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할 때마다 의료계의 무기로 쓰여왔고, 그때마다 정부는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가까운 일례로 지난 2020년 의료개혁 추진 당시에도 전공의 80%가량이 사직서 제출과 휴업을 했다. 매번 반복되는 전공의 집단사직은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환자들을 내팽개친다는 것은 의사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다. 파업 대란 중 수술 날짜가 무기 연기되거나 차후 일정을 가늠할 수 없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얼마나 많을까 싶다. 아마 상당수일 것이다. 이들은 답답하지만 호소할 곳도 없다. 의료진들이 급한 환자를 내버려두고 자신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떠난다면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자 비판받아 마땅하다. 지난 2020년에도 전국 주요 병원에서는 전공의들의 근무 중단 여파로 수술이 연기됐고, 진료에 차질을 빚은 환자와 보호자들은 환자가 인질이 되어선 안 된다고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 냈지만, 개선된 점은 하나도 없다. 환자를 단지 자신들의 항쟁을 위한 도구로 본다는 점에서 매우 씁쓰레한 현실이다.

    국민의 의료는 파업의 인질 대상이 아니다. 지난번 의료계 대란과 간호사법 논란 등으로 매번 의료 소란이 반복돼 국민에게 피곤함을 주고 있다. 한꺼번에 많은 의료인을 배출한다면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논의해야 한다. 의대 정원이 오랫동안 동결돼 온 점을 감안해 합리적인 의대 확대 등을 논의할 필요도 있다. 의료는 생명을 다룬다는 점에서 다른 분야와 다르다. 자신들의 이익에 반한다고 무차별적인 실력행사를 하는 것은 더 국민의 화를 돋운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히포크라테스의 선서가 버려진 느낌을 갖지 않도록 현명한 대처가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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