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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6월 25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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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100년 전, 100년 후- 이수정(창원대 교수·대학원장)

  • 기사입력 : 2021-03-28 20: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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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얼마나 ‘국가’라는 것을 생각하고 있을까? 아니, 그런 사람이 과연 우리 중에 있기나 할까? 무슨 소리. 누군가는 화를 낼 것이다. 각종 매체에서 국가를 입에 올리는 인사는 넘쳐난다. 아닌 게 아니라 그중에는 우러러볼 만큼 훌륭하신 분들도 적지 않다. 나를 포함해 많은 국민이 이런저런 인사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2019년, 아직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의 북경에서 1년을 살았다. 자연스럽게 바다 건너 ‘저쪽’의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을 갖게 되었다. 중국인들의 눈에 비친 한국은 제법 만만치 않았다. 저들의 ‘도우인’(TikTok)에 자주 등장하는 변동형 그래프들을 보면 한국은 197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무서운 속도로 그 순위를 치고 올라간다. GDP, GNI , 군사력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한국은 지금 세계 상위권에 도달해 있다.(물론 그것들은 다 중국이 세계 1위 혹은 2위에 도달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참고로 일본은 여러 지표에서 대략 3위에 자리한다. 너나 할 것 없이 일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그 그래프에 아예 등장도 하지 않는 1960년대를 지나, 50년대 40년대로 차츰 거슬러 올라가 본다. 1920년대, 지금으로부터 대략 100년 전, 그때 우리는 어땠는가? 누구나가 다 안다. 우리는 그때 소위 ‘대일본제국’의 식민지였다. 우리는 그 ‘왜정’의 지배를 받으며 이른바 ‘위안부’ ‘징용공’을 비롯해 무수한 사람들이 노예의 삶을 살고 있었다. 현실이다. 그 비극의 그림자는 아직도 이 나라에 길고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불과 100년 전이다. 김형석 교수님을 비롯해 그 시대를 현실로서 살았던 분들이 아직도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제국주의 일본의 악도 우리는 기억해야 하지만, 나라를 그렇게 말아먹은 당시의 못난 조상들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때 그들은 얼마나 ‘국가’라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을까? 아니, 그런 사람이 과연 그들 중에 있기나 했던 것일까?

    이 100년 간 우리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 변화는 무수한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 위에서 성취한 것이다. 중국뿐 아니라 세계가 한국을 제법 높게 평가한다. 이 결과를 일구어낸 선배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 지금 우리는 정말 그렇게 괜찮은 나라일까? 사람마다 입장마다 대답은 다를 것이다. 그러나 단호히 말하고 싶다. ‘아직은 아니다’라고. 우리는 이제 100년 후를 생각해야 한다. ‘세계 최고’인 100년 후를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 무슨 황당한 소리냐고? 아니다. 이것은 지금 우리가 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현실이 될 수 있다.

    물론 우리는 ‘덩치’가 작아 양적으로는 미국 중국 유럽 러시아 등과 게임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질적’으로는 얼마든지 저들을 능가할 수 있다. 여러 차례 강조했던 ‘질적인 고급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다. 우리는 덩치가 작아 효율 면에서는 저들보다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 삼성과 BTS를 비롯해 경제-문화 방면의 여러 인사들이 그 가능성을 증명한다. 그 분야를 넓혀가는 것이다. 싱가포르 스위스 등 우리가 참고할 나라들도 많다. 칼-돈-손-붓(군사력, 경제력, 기술력, 문화력)의 고급화가 관건이다.

    우리는 제법 괜찮은 나라를 건설해왔다. 그러나 아직은 사회 곳곳이 엉망진창이다. 그 ‘저질’을 똑바로 직시하고 칼을 대야 한다. 그래야 ‘시작’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 그런 ‘문제의 인식’이 없으면 100년 후의 세계 최고라는 목표는 출발 없는 도착처럼 불가능하다. 그 시동의 키를 쥔 것은 이 기사를 읽고 있는 바로 당신일 수 있다. 100년 후, 경남신문의 한 기획 기사에 이런 제목이 올라오기를 기대한다. ‘100년 전 한국의 역사를 뒤바꾼 질적 고급화 운동은 경남에서 시작되었다.’ 부디 누군가 깃발을 들어주기 바란다. 그게 정치인이라면 더욱 좋다.

    이수정(창원대 교수·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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