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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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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오월동주 (吳越同舟)- 최준홍(경남벤처기업협회 사무처장)

  • 기사입력 : 2020-11-17 20: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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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 새 희망을 꿈꾸는 시점이다. 그러나 다가오는 새해에는 걱정이 더 많다. 중소기업 현장은 점점 더 암울하고 업황은 악화되고 있다.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는 물론 세계를 무대로 활발히 교역의 물꼬를 터 왔으나 코로나 장벽 앞에 멈춰섰다. 경쟁력 있는 신제품을 만들어 놓고도 판로가 막혔다. 대기업들 마저 수주에 부진을 겪으면서 관련 중소기업은 일감이 떨어지고 있다. 방문 면담 결과 긴급 자금과 판로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며 업종 전환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데에도 급급하다.

    공작기계 설비 장치업을 하고 있는 김해의 한 회사는 작년대비 매출이 70%이상 감소했다. 급기야 60여명 임·직원들이 급여를 일률적으로 20%씩 삭감했다. 원가절감과 빚으로 유지해 오는데 이마저도 지속 여부가 불투명하다. 조건 없는 자금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식물도 시들 때 물을 주어야 하듯 마르고 나서 물을 주면 살아나지 못한다. 건실한 업체가 일시적으로 어려울 때에는 긴급 지원이 필요하다. 이번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2~3년은 더 있어야 업계는 회복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니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고 있는 창원의 한 회사는 올해는 작년의 수주물량을 그런대로 해 내었지만 내년 계획은 세우지 못하고 있다. 신규 수주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코로나19로 대면할동이 중단되고 있는 사이에 우리나라 소재, 부품, 장비 국산화처럼 그 나라들도 외산 수입 장비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중국의 경우 품질도 좋아져 추후 가격 협상에서 주도권을 넘겨줄 우려가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는 기업규제 강화 법안들을 양산하고 있어 불안 스럽다 하며 친기업적인 환경 조성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30년 업력의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양산의 한 업체는 올해 상반기에는 일거리가 없어 버티기가 힘들었다. 긴급 운영 자금은 확보하였으나 고용유지 지원금은 계산이 너무 어려웠고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다행히 꾸준히 연구 개발을 해온 전기, 수소차 부품은 하반기부터 생산에 돌입하여 매출이 조금씩 발생하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 제품이 10년 정도 교체 전환기인 점을 감안, 기업이 잘 되도록 힘을 실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사천의 한 항공기 부품업체는 수주물량이 전년대비 50%이상 급감했다. 수백 명 종업원의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상반기 동안 전전긍긍하였으며 순환근무 등으로 버텼다. 대표의 꾸준한 해외 활동으로 싱가포르 화물 항공기 제품을 수주하여 올 연말부터 생산에 들어갈 것 같다. 다만 앞으로 6개월간의 운영 자금을 구하지 못해 걱정이 태산이다. 항공기 부품 제조업은 여행 업계에서 제외되어 지원이 전무한 실정이다.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은 어려울 때 근로자들이 집단 행동이나 시위도 할 수 있고 관련기관과 교섭하여 재정지원도 받는다. 공익을 명분으로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공공시설 등이 확대되고 심지어 예식장까지 만든다. 이들은 인건비, 판로. 홍보 등 행정지원 아래 민간 기업을 위축 시킨다. 상부에서도 잘나가는 기업 위주로 방문 순시하고 애로기업 현장은 소외되고 있다. 태풍 등 재난 시에도 기업의 피해 접수는 뒷전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소기업의 영위는 쉽지 않고 열심히 뛰어 보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다. 산업 인프라 구축 등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식어가는 기업가 정신과 경영의욕을 되살릴 수 있는 대책도 함께 요구된다. 같은 배를 타면 한마음이 되어 공동 목적 달성을 위해 노력한다는 오월동주의 정신이 필요한 때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 모두가 위기를 벗어나야만 새로운 희망의 빛이 비치고 기회가 오지 않을까?

    최준홍(경남벤처기업협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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