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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거부의 길] (1319) 제22화 거상의 나라 79
“막국수는 어떻게 하죠?”
백두산은 기압이 낮아서 물이 낮은 온도에서 끓는다. 밥을 해도 설익고 라면을 끓여도 설익는다.“그래서 설익은 라면을 먹은 기억이 나네.”“맛있었어요?”“설익은 라면이 어떻게 맛있겠어. 비가 와서 추웠는데 국물이 시원해서 좋았어.”라면을 먹으면서 장사를 ...
2018-04-17 07:00:00
[거부의 길] (1318) 제22화 거상의 나라 78
“말도 안 돼”
“비아그라 사라고.”“말도 안 돼.”홍인숙이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웃었다.“정말이야. 문화부장이 거절하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이상한 거야. 백두산 밑에서 비아그라를 파는 것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한테는 사라 소리를 안 하고 자기한테만 사라고 하니까. 백두산 ...
2018-04-16 07:00:00
[거부의 길] (1317) 제22화 거상의 나라 77
“뭐라고요?”
홍인숙이 말하는 것은 전쟁일 수도 있다. 그러나 미래는 전쟁만이 강대국이나 패권국가가 되는 것이 아니다. 기술과 정보, 자본이 미래를 지배할 것이다.“이길 수 있을 거야.”“미국은요?”“미국도 이길 수 있을 걸.”김진호는 확신할 수 없지만 중국과 미국이 무...
2018-04-13 07:00:00
[거부의 길] (1316) 제22화 거상의 나라 76
“그래도 여행을 하니까 즐겁네요”
춘천에는 의병장 유인석의 무덤이 있었다. 처음 신문사에 입사했을 때 남면 가정리에 있는 유인석의 묘역을 취재한 일이 있었다. 그때의 일이 아스라하게 떠올랐다. 차가 없었기 때문에 기차를 타고 춘천까지 가서,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묘역에 가느라고 고생을...
2018-04-12 07:00:00
[거부의 길] (1315) 제22화 거상의 나라 75
“쑥국을 보니까 봄이라는 느낌이 드네”
김진호는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한참 동안이나 보았다. 전통의상을 입고 노래를 부르는 산사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산이 울리는 것 같았다.높은 산은 푸르고 시냇물은 맑네.아리산의 처녀는 물처럼 아름답네.아리산의 소년은 높은 산을 닮았네.대만의 아리산에...
2018-04-11 07:00:00
[거부의 길] (1314) 제22화 거상의 나라 74
“들어와요”
홍인숙이 그의 무릎에 둔부를 내려놓으면서 까르르 웃었다. 공처럼 둥근 둔부가 팽팽하다. 홍인숙이 스커트와 셔츠를 벗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홍인숙은 이불 속에서 브래지어와 속옷을 벗었다. 불은 켜지 않았다. 방안도 어두웠으나 텔레비전을 켜서 불빛이 ...
2018-04-10 07:00:00
[거부의 길] (1313) 제22화 거상의 나라 73
“서울에도 집이 있어?”
앞으로 계약 문제는 신건우 상무에게 일임해야 한다. 정태섭이 말한 영유아 의류와 영유아 용품 시장도 살펴보아야 한다.“서울에도 집이 있어?”홍인숙이 김진호의 귓전에 간지럽게 속삭였다.“사무실이 하나 있어.”“그럼 잠은 모텔에서 자는 거야?”“사무실에서 ...
2018-04-09 07:00:00
[거부의 길] (1312) 제22화 거상의 나라 72
“나 중국 구경 한번 시켜줘”
빗소리가 들려서 좋았다. 창으로 빗줄기가 추적대는 주택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홍인숙의 집은 북가좌동과 경계를 이루는 응암동에 있다. 봄이 오려고 빗줄기가 뿌리는 것일까. 빗줄기를 보자 가슴까지 촉촉하게 젖어 오는 기분이었다.“옥탑방인데 어때?”홍...
2018-04-06 07:00:00
[거부의 길] (1311) 제22화 거상의 나라 71
‘미투가 언제까지 계속될까?’
김진호는 유관의 후손들에게도 감탄했다.“청백리 유관의 후손답다.”사람들이 모두 이성구의 소탈한 인품을 칭송했다.“반정 이후 인조가 발탁한 정승 중에 첫째이다.”인조 때의 문신 이시백이 그를 평가한 글이다.우산각과 비우당. 청백리 유관과 지봉유설의 이...
2018-04-05 07:00:00
[거부의 길] (1310) 제22화 거상의 나라 70
사람의 기품은 경솔하고 사나우며…
김진호는 유관에게서 소탈한 선비의 멋을 느꼈다.“사람의 기품은 경솔하고 사나우며, 굳세고 과감하고, 유약하여 기력이 없으며, 겁이 많고, 마음이 약한 것이 모두 같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혹은 진범이면서도 능히 형벌을 이겨내고 끝내 자복하지 않는 ...
2018-04-04 07:00:00
[거부의 길] (1309) 제22화 거상의 나라 69
“우산 없는 집엔 다른 준비가 있답니다”
김진호는 청빈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청빈한 삶은 아름답기는 하지만 비참한 것이다. 김진호가 신문기자 시절 취재한 여공이 ‘돈은 더러운 것이지만 필요한 것이더라’라고 했을 때 충격을 받았었다.“청빈한 관리가 가난하게 살고 있으니 이 음식을 갖다가 ...
2018-04-03 07:00:00
[거부의 길] (1308) 제22화 거상의 나라 68
“여기 유대감 댁이 어디인가?”
김진호는 유관에 대해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보았다.유관이 운검까지 섰다면 문무에 능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운검은 행사 때 임금의 뒤에서 칼을 들고 서 있는 무인이다.유관은 어릴 때부터 총명하여 평소에 한 번 배운 글을 종신토록 잊어버리지 않았고, 매...
2018-04-02 07:00:00
[거부의 길] (1307) 제22화 거상의 나라 67
‘한참을 돌아다녔더니 다리가 아프구나’
옷은 모두 3000원에서 5000원 정도였다. 황학동의 도깨비시장 잔재였으나 옛날만 못했다.‘아직도 이런 옷이 팔리고 있나?’기이한 일이었다. 헌옷을 파는 노점상들 앞에 많은 인파가 오가고 있었다.김진호는 느릿느릿 노점들을 살폈다. 노점에 쓸 만한 물건이 없...
2018-03-30 07:00:00
[거부의 길] (1306) 제22화 거상의 나라 66
“산사가 보고 싶은데 어떻게 하지?”
공원에는 비둘기들이 과자 부스러기를 주워 먹고 있었다. ‘봄이 멀지 않았는데….’마로니에 공원은 나무들이 앙상했다. 김진호의 눈은 대학로를 오가는 10대들의 옷에 쏠렸다. 옷을 잘 입은 학생들의 모습을 스마트폰 사진으로 찍고는 했다. 산사에게서 전화가 ...
2018-03-29 07:00:00
[거부의 길] (1305) 제22화 거상의 나라 65
‘명절에는 고궁이 좋지’
늦겨울의 햇살이 밝았다. 김진호는 여의도 사무실로 돌아왔다. 텔레비전을 보자 미투에 대한 뉴스가 보도되고 있었다.‘세상 참 어지럽네.’김진호는 뉴스를 보면서 혀를 찼다. 명절이라 특별하게 할일이 없었다. 소파에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면서 빈둥거리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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