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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8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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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전원주택의 터는

  • 기사입력 : 2010-09-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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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에는 도심의 소음과 공해 등을 피해 전원주택을 선호하는 이들이 꽤 많이 늘어났다.

    솔직히 말하면 오래전부터 계획만 세워 놓고 현재의 상태를 벗어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지명(知命)이 지난 지금까지도 실행을 하지 못하고 도심의 성냥갑 같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필자는 그들의 과감한 실천에 한없는 부러움을 느끼며 찬사를 보낸다.

    수년간 전원주택을 짓기 위한 터를 감결(勘決)하러 다니면서 필자가 느낀 것은 과거엔 도시의 삶에 지친 은퇴 시기의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 전원주택을 선호한 반면 요즘에는 30~40대 중반의 젊은 세대들이 빠르게 증가한다는 것이다.

    농촌(물론 깊은 산골이 아닌 도시 인근이나 가까운 외곽의 지역이긴 하지만)도 이제는 싱싱하고도 활력이 넘치는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삶의 공간이 되어간다고 생각하니 입가에 저절로 흐뭇한 미소가 떠오른다.

    최근에 젊은 부부로부터 도심 인근의 반촌에 살고자 집의 방향과 대문의 위치 등을 의뢰받아 상담을 한 적이 있다.

    단독주택의 터는 대문이 집 안팎의 기운이 들어오고 나가는 수구(水口)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디에 위치하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또 집의 크기를 고려하여 너무 크거나 작으면 흉하게 본다.

    그리고 터의 형상이 모가 있는 것보다 반듯한 것이 좋다. 전원주택의 터는 반드시 전저후고(前低後高·터의 앞은 낮고 뒤쪽은 높음)의 형상을 해야 좋은데 의뢰받은 터는 이러한 형상을 매우 잘 갖추었다. 특히 안산(案山·집앞의 산)이 매우 좋아서 그곳을 집의 향(向·앞면)으로 놓으니 과연 길한 기운을 가진 터의 집이라 하겠다.

    외양수려천만산, 불여근신일포안(外陽秀麗千萬山, 不如近身一抱案·멀리 바깥에 있는 수려한 천만산이 나의 몸 가까이에서 둘러준 안산만 못하다.) 풍수를 맹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풍수란 기본적으로 자연현상을 자세히 관찰해서 흉한 것은 막아주고 길한 것은 더욱더 길하게 해줌으로써 그 집에 사는 거주자의 마음과 육체가 아무 탈 없이 정상적이고 튼튼하도록 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완전히 무시를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유암(流巖) 홍만선(洪萬選·1643~1715)이 쓴 산림경제의 복거(卜居·좋은 땅을 찾아서 살 곳을 정함)의 내용 중에 “명산에 복거할 수 없으면 곧 산등성이가 겹으로 감싸고 수목이 울창하게 우거진 곳에다 몇 묘(전답의 넓이의 단위, 곧 30평)의 땅을 개간하여 삼간집을 짓고, 무궁화를 심어 울을 만들고 띠를 엮어 정자를 지어서, 1묘에는 대와 나무를 심고, 1묘에는 꽃과 과일을 심고, 1묘에는 오이와 채소를 심으면 또한 노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택경(宅經)에는 양거(陽居·주택지)는 다만 좌하(坐下·집터의 판국)가 평탄하고 좌우가 긴박(緊迫)하지 아니하며, 명당(明堂)이 넓고 앞이 트였으며, 흙은 기름지고 물맛은 감미(甘味)로워야 한다고 되었는데 곱씹을수록 대단히 의미가 있는 말이라 하겠다.

    거가필용과 고사촬요에는 무릇 주택에 있어서, 탑이나 무덤, 절이나 사당, 그리고 사당, 사단(祀壇·제사 지내는 곳), 또는 대장간과 옛 군영 터나 전쟁터에는 살 곳이 못되며, 네거리의 입구라든가 산등성이가 곧바로 다가오는 곳, 그리고 흐르는 물과 맞닿은 곳, 백천(百川)이 모여서 나가는 곳과 초목이 나지 않는 곳은 살 곳이 못된다고 하였다.

    또한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양택의 뒤쪽에 있는 주산이 가파르거나 흉석(凶石)이 많이 있거나 절개를 했거나 철탑이 있거나 하면 생기가 없는 터로 살기에 좋은 터가 아니었다.

    주산은 터의 뒤쪽에 우뚝 선 산으로, 터로 불어오는 살풍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오행으로 분류한 주산의 인물됨을 살펴보면 목형산은 귀인이나 관운이 있는 인물을 배출하며, 화형산은 문장가가 나오고, 토형산과 금형산은 부자가 나오고, 수형산은 예술가나 선비가 나온다. 그러나 만일 주산이 터를 무시하거나 배신을 하면 건물의 좌향(坐向·방향)을 바꾸어서 비보를 해야만 할 것이다.

    주재민(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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