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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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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음택을 알면 양택이 보인다

청룡·백호 없어도 객산 있어
외부 흉한 기운 막아 혈 형성

  • 기사입력 : 2009-09-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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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수지리는 음택을 근간으로 해야 양택을 정확히 감결(勘決)할 수가 있다.

    지난주 필자에게 풍수지리학을 배운 분들과 충남 논산시에 있는 사계 김장생 가족 묘지와 부여군에 있는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조부모 묘소에 갔다. 광산김씨 문중을 일으킨 양천허씨 할머니의 부친은 조선조 태종 때의 대사헌(조선 시대 사헌부의 으뜸 벼슬: 종2품으로 현재의 감사원장) 허응(許應)이다. 남편은 고려 말에 문과에 급제, 검열을 지낸 김문(金問)이며 시아버지는 관찰사를 지낸 김약채이다.

    열일곱의 젊은 나이에 남편을 여의었으니 친정 부모께서 가엾이 여겨 개가시키려 했다. 그러나 할머니는 한사코 마다하시며 유복자를 가진 몸으로 몸종 하나를 데리고 개성에서 시댁이 있는 충청도 논산시 연산면까지 그것도 밤에만 걸어서 가는데 큰 호랑이가 계속해서 할머니를 호위했다고 한다. 유복자인 철산(鐵山)을 낳았고 훗날 철산은 좌의정 김국광(金國光)과 참찬 김겸광(金謙光) 등을 낳으니 사계 김장생(沙溪 金長生)은 국광의 5세손이 된다. 그 후 후손들이 현달하여 광산김씨의 중흥을 이루었다. 그 외 김집, 김반 등 조선조에 많은 인물을 배출하게 되니 모두가 양천허씨 할머니로부터 연유함이다.

    김장생은 대사헌 계휘(繼輝)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아들인 김집과 송시열, 송준길 등 걸출한 유학자를 배출시킨 예학의 거두이다.

    첫 번째 간산지인 김장생 묘소는 주산에서 뻗어온 내룡(來龍·산능선)이 뚜렷하지 않고 좌우요동과 상하기복도 약하게 보였다. 입수지점이 명확하지 못하고(입수의 상태는 장자의 발복과 관계 있음) 좌측의 산인 청룡의 윗부분이 약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도 흠이 될 것이다. 그리고 산과 물이 함께 가니(山水同去), 혈장(穴場·분묘의 자리)의 형성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그러므로 좋은 자리로 보기엔 미흡한 부분이 많다 하겠다. 사계 김장생 묘는 허씨 할머니 묘보다 위에 있는 전형적인 역장(逆葬)이다. 하지만 역장은 자연스런 장법의 하나이지 결코 잘못된 장법은 아니다. 대표적인 역장의 경우를 들면 율곡 이이 선생의 묘가 부모인 이원수와 신사임당의 위에 있으며 황희 정승 묘, 한명회 묘, 김반 묘, 토정 이지함 묘, 월사 이정구 묘, 김극뉵 묘, 윤보선 전 대통령 묘 등이 있다.

    두 번째 간산지인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조부모 묘소는 전국의 7대 명당 중의 하나로 손꼽는데 이것에 대해서 필자는 수긍하는 바이다. 참고로 전국의 7대 명당은 1)이석형 묘 2)황희 정승 조부 묘 3)김반 묘 4)강희백 묘 5)김성우 장군(광산김씨 ) 묘 6)김종필 조부 묘 7)김호(광산김씨 김장생 조부) 묘이다. 김종필 조부 묘는 용맥이 깨끗하고 치우침이 없으며 상하기복과 좌우 요동을 하는 생룡이고 진룡이었다. 또한 혈장은 인작(人作·사람이 만든 것)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보였다. 다만 청룡·백호가 없지만 외부의 흉한 기운을 객산이 막아서 받쳐주니 혈을 형성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

    유룡무호 역위길이요 유호무룡 미시흉이니 지룡외산 연접응이면 분명유혈 복상풍이라(有龍無虎 亦爲吉이요 有虎無龍 未是兇이니 只龍外山 連接應이면 分明有穴 福常豊이라: 청룡만 있고 백호는 없어도 역시 길함이요, 백호만 있고 청룡은 없어도 흉함이 아니니 단지 바깥 산이 연이어서 응해 주면 혈이 있음이요, 복이 항상 풍부하리라.)

    위의 글은 김종필 조부모 묘가 객산이 와서 잘 감아서 받쳐주고 교쇄되어 있으니 비록 청룡·백호가 없어도 혈을 이루는 데에는 하등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음택 풍수의 근본을 알면 양택 풍수의 모든 부분에 접목시켜서 보다 더 깊은 원리를 알 수 있게 된다. 음택풍수는 하지 않고 양택풍수만 공부하겠다는 것은 뿌리는 전혀 돌보지 않고 열매만 수확하겠다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것이 곧 음택을 근간(根幹)으로 해서 양택을 알게 되는 이치인 것이다.

    주재민(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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