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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9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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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옴부즈맨 칼럼] ‘사람, PLUS’에 기대하는 희망 메신저

김상수(경남신문 옴부즈맨)

  • 기사입력 : 2009-05-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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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을 가장 읽지 않는 사람은 취재기자요, 지면에 게재된 기사를 제일 믿지 않는 사람은 편집기자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표현은 신문기사의 부정확성을 비판하는 말이지만 신문에 종사하는 이들이 의외로 일반인들과 비교해 기사에 대한 가치관이 현저히 다름을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실제 보통 사람(독자)들은 항시 다른 사람의 일과 삶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나 미디어의 일방적인 정보 전달 등으로 인해 여론 형성 과정에서 이들이 소외되기 일쑤다. 특히 지난 80년대부터 시작된 증면 경쟁으로 공익성보다 상업적 성격의 지면이 강해지면서 여론의 주체가 되어야 할 독자들이 쉽게 다가설 수 없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그동안 다양한 지면 콘텐츠가 개발되었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일상적인 정보를 선택할 수 있는 지면은 쉽게 찾기가 힘든 실정이다. 오늘날 기득권 즉 지배계층의 지면 반영이 매우 강한 여론매체의 현실 속에서 신문을 펼쳐 보면 그나마 다행스러운 지면이 나타난다. 독자들의 일상생활과 관계가 가장 깊은 인물 동정 행사 화촉 부음 등을 찾아볼 수 있는 ‘사람면’이다. 무엇보다 이 면은 중앙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방지가 지역공동체 네트워크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수 있는 공간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경남신문의 경우 총 발행면수 24면 가운데 약 10%의 적지 않은 2개 면을 삶과 사람의 관계를 알린다고 할 수 있는 ‘사람, 플러스(PLUS)’라는 제목의 ‘사람면’을 게재하고 있다. 일부 중앙지의 동정란 축소 추세를 감안하고 광고 등을 제외하면 전체 지면의 상당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이 점에서 독자의 여론공감대를 반영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면은 과거 인물 동정란으로 불리면서 고정되었던 지면이 진화된 것으로 신문의 소비계층인 지역민 자신의 삶과 곧바로 연결된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같이 지역민의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물 동정에 관한 기사는 아직까지 사건 사고 기사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독률이 크게 떨어지는 기사로 분류되어 있다. 이는 독자들이 기대하는 것과 게이트 키퍼(gate keeper)가 다루고자 하는 사안, 즉 뉴스의 선별과정에서 가치판단이 다른 면이 내재해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 저명인사나 취재원 관리 차원에서 정치 경제적 인물이 인물 지면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것이 사실이다. 신문지면에 등장함으로써 일반인에 비해 사회적 지위를 한 단계 상승시킨다는 의미를 부여받는다고 느끼는 계층은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이로 인해 독자 지향성이기보다는 언론매체 종사자에 의한 공급자 위주로 지면이 구성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났다.

    그래서 상당수 독자 아니 지역민들은 이 면이 더욱 다양한 정보와 참여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지면의 특성을 부각시켜 독자들에게 한발 다가서는 등 질적인 면이 크게 향상되었지만 몇 가지 고민해야 할 부분이 남겨져 있다. 우선 이 면에서 회의 행사 등 공적 활동, 수상 선행 인사이동 등 개인적 활동, 사회단체 봉사활동 사회사업 등 집단적 행동 가운데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한 주제일지는 항시 게이트 키핑(gate keeping) 과정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기사의 주체나 이슈가 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매일 일정한 틀에 맞춰 획일 정형화된 단답형 기사가 나오는 점도 지양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사람들은 항시 타인에 대해 엄청난 관심을 갖고 살아간다. 살다 보면 남의 일로 기쁘거나 슬플 때가 많다는 평범한 진리이다. 특히 아는 이의 활약을 통해 자신감 또는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결국 사람면은 평범한 보통 사람이 살아 숨 쉬는 커뮤니케이션의 공간인 동시에 독자들의 정보거래 장터가 되어야 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신문을 집어들자마자 인물란부터 살핀다고 한다”는 말을 되씹어 볼수록 사람면의 열독률이 점점 높아질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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