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8일 (일)
전체메뉴

[가고파] 늘봄- 조고운(디지털 뉴스부장)

  • 기사입력 : 2024-03-20 19:44:10
  •   

  • 2021년 3월 창원 명서초등학교 별관, 늘봄이 처음 문을 열었다. 경남도교육청에서 초등 1~4학년을 대상으로 평일엔 오후 8시까지, 방학과 휴일에도 운영하는 늘봄교실은 딱딱하고 정형화된 교실과는 달리 놀이실과 테라스 등으로 구성한 친근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늘봄 아이들은 24개 방과후 강좌와 5개(음악·미술·놀이·환경·창의) 단체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

    ▼경남에서 첫발을 뗀 늘봄이 2024년 3월 정부의 핵심 국가돌봄정책으로 시행됐다. 정부는 전국 2700여개 초등학교 1학년 대상 늘봄학교 운영을 시작했고, 2학기부터는 전국 모든 초등학교 1학년, 2025년에는 2학년, 2026년에는 전 학년에 걸쳐 늘봄교실을 확대 도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가돌봄체계 핵심인 늘봄학교를 조속히 안착시키는 것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에 크게 도움이 되고 학부모들의 돌봄 걱정을 덜어드리는 최선의 길이며, 심각한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중요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늘봄학교가 확대 시행된 지 3주차다. 현장은 기대와 혼선이 교차하고 있는 듯하다. 성급하게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진 정책 시행에 돌봄 공간과 인력, 예산 부족에 대한 문제가 연일 터져나오고 있다. 학교와 일선교사들은 업무과중을 호소하며 아우성이고, 돌봄공백 해소를 기대했던 맞벌이 학부모들도 불만이다.

    ▼늘봄, ‘늘 본다, 늘 봄처럼 따뜻함이 있는 곳’이란 의미다. 3년 전 도교육청에서 도민공모로 선정한 이름이다. 누군가의 일방적인 희생과 불만, 혼선이 가득한 돌봄현장에서 그 이름은 무색해진다. 늘봄학교 조기시행이 부모들의 돌봄 걱정이나 저출산 문제 해소의 정답은 아니다. 부모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돌봄 형태, 그것이 학교 안팎에서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에 다시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와 부모, 국가 모두의 늘봄이 오지 않을까.

    조고운(디지털 뉴스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조고운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