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9일 (월)
전체메뉴

[2023 경남교육정책 연구보고서 보니] ⑥ 유보통합 교원 인식 조사·추진 방안

“유치원·어린이집 입장차 인지하고 설득·합의 도출해야”

  • 기사입력 : 2024-02-27 21:05:52
  •   
  • 유치원 ‘교사 자격·양성체계 정비’
    어린이집 ‘교사 처우개선’이 우선
    학점은행제 통한 자격 취득 폐지
    보육교사 자격 강화 의견은 같아


    유보통합은 교육계의 오래된 난제로 많은 논의가 이루어져 왔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통합 논의가 있었지만, 이해관계에 따른 쟁점이 많아 성공적으로 추진되지 못했다. 현 윤석열 정부는 유보통합을 국정과제로 채택하고, 유아교육과 영유아보육을 단계적으로 통합하여 출생부터 책임 교육 및 돌봄을 실현하겠다는 ‘유보통합 추진 방안’(2023년 1월 30일)을 발표하면서 유보통합은 다시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특히 유보통합과 관련된 쟁점 중 교사의 자격과 처우 문제는 이견이 많은 가장 어려운 과제로, 다양한 측면에서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난해 연말 열린 창원 용호유치원의 겨울축제./용호유치원/
    지난해 연말 열린 창원 용호유치원의 겨울축제./용호유치원/

    본 연구에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원들을 중심으로 유보통합 추진과 관련된 핵심 이슈들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요구를 수렴하여, 향후 유보통합을 위해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들을 중심으로 유보통합의 성공적 이행을 위한 추진 방안을 탐색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역대 정부별 유보통합 정책 및 OECD 주요국의 유보통합 동향 분석, 총 10년간(박근혜 정부부터 현 윤석열 정부 시점)의 뉴스 기사를 수집·활용한 빅데이터 분석, 그리고 유보통합에 대한 교원의 인식 및 요구조사를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내용 중 경남 소재의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재직 중인 교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총 2096명 응답)의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어린이집 교원은 유보통합이 필요하다는 긍정적 응답(76.7%)이 높게 나타난 반면, 유치원 교원은 필요하지 않다는 부정적 응답(65.9%)이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공립유치원 교사의 유보통합에 대한 필요성 인식이 가장 낮게 나타났는데, 이는 교육공무원인 교사 신분과 관련된 이들의 입장을 가장 잘 대변해 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둘째, 유보통합 추진 과정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어린이집의 경우는 ‘교사의 처우개선’(26.8%)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다음으로 ‘기관 간 환경 및 서비스 격차 개선’(22.0%)〉‘교사의 자격 및 양성체계 정비’(20.1%)〉‘동일한 수준의 프로그램 제공’(18.5%) 순으로 나타났다. 유치원의 경우, ‘교사의 자격 및 양성체계 정비’가 36.7%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어린이집 및 유치원의 설립 체계 정비’(18.2%)〉‘교사의 처우개선’(14.5%)〉‘기관 간 환경 및 서비스 격차 개선’(14.4%)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유치원 교원들은 자격 및 양성 과정이 다른 어린이집 교원과의 교사통합과 관련된 문제를 유보통합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이자 해결해야 할 과제로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셋째, 유보통합 추진 및 성공적 이행을 위한 건의 사항을 분석한 결과, 어린이집 입장에서는 유보통합을 통해 어린이집 교사의 고용 안정성 보장 및 처우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은 반면, 유치원 입장에서는 공립유치원 교원들의 교사자격 통합에 대한 반감(예: 역차별, 무임승차론 등) 및 교사를 양성하는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유보통합을 하면 유아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유보통합을 추진함에 있어, ‘보육교사의 자격 및 양성체제 개선, 현장의 의견 수렴 및 반영, 정부의 유보통합 정책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 학급당 교사 대 아동 비율 감소, 영유아 교육의 질 개선을 위한 교사처우 개선’ 등과 같은 공통된 의견도 있었다. 특히 학점은행제나 사이버대 등을 통한 자격취득을 폐지함으로써 보육교사의 자격을 강화하자는 측면에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원 모두 같은 의견을 보여주었다.

    연구에서 살펴본 결과들을 종합해 유보통합의 추진 및 성공적 이행을 위한 방안을 ‘유보통합 추진의 기본 방향, 통합모델 구축, 교사통합’의 3가지 측면에서 제언했다.

    먼저 유보통합 추진의 기본 방향으로 ① 영유아 최우선의 원칙, ② 영유아 교사의 전문성 강화 및 질 제고, ③ 어린이집과 유치원 기관 간 서비스의 질적 격차 해소를 제언하였다. 다음으로 영유아기 교육 및 보육에 대한 통합적 관점에서 교육중심의 유아교육·보육 통합모델 구축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였다. 통합모델 구축 방안으로는 ① 영유아기 교육 및 보호에 대한 통합적 개념 정의 및 교원의 인식 전환, ② 영유아학교 체제 기반의 통합모델 구축, ③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장점을 극대화한 통합, ④ 교사 간 격차 해소 및 교사통합, ⑤ 정부의 유보통합 정책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 및 현장과의 소통, ⑥ 교육청과 지자체의 협력 및 지방 단위의 유보통합추진단 구성의 6가지를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영유아 교사통합 방안에 대해서는 ① 자격 및 양성제도, ② 신분 및 신분보장, ③ 처우 및 복지, ④ 연수 및 전문성 제고의 4가지 측면에서 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방안을 제언했다.

    유보통합의 과정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간의 단순한 물리적 통합의 문제가 아니고, 양 기관에 소속된 원아, 교직원, 관련 환경 등의 복합적이고도 광범위한 격차 해소의 문제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유보통합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양 기관의 입장 차이에서 발생하는 쟁점과 한계점을 인지하고 이해당사자 간의 설득과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유보통합 추진 사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이해당사자 간 소통과 협력, 그리고 상호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도움말= 미래교육원 교육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 한미영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 관련기사
  • 이현근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