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자료집·수업실천 사례 등 분석
유치원·초·중·고 6단계 기준 개발
자원순환·기후변화 등 5가지 주제
단계별 상황 맞는 활용가이드 제작
교육청, 연수·콘텐츠 등 지원 강화
학교 교육공동체 모두의 노력 필요

경남교육의 싱크탱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경남교육청 미래교육원은 지난 2023년 교육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심도있게 접근해 도움되는 교육정책연구결과를 보고서로 만들어 발간했다. 경남신문은 미래교육원과 협의해 10편의 연구보고서를 요약해 공유한다.

현대문명의 효율성과 무분별한 개발의 추구로 자연은 훼손되었고 그로 인한 기후변화, 폭염, 미세먼지, 해양 플라스틱 등의 결과는 고스란히 인간사회의 재난으로 되돌아왔다. 현재의 기후위기 상황과 더불어 나타나는 다양한 환경문제는 더 이상 개인이나 지역의 차원이 아니라 전 지구적 문제가 됐다.

이러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대응 노력으로 유네스코는 2015년 이후부터 지속가능한 발전 교육(ESD)의 국제 실천 프로그램(GAP)을 운영했고, 2020년 이후에도 후속조치로 ‘지속가능한 발전교육 2030’을 실행하고 있다.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한 여러 청소년 기후행동 단체의 학생들이 현실적인 환경학습권과 채식 선택권 등의 보장을 요청하고 있다.

환경부로부터 환경교육 우수학교로 지정된 합천평화고의 ‘기후정의행진’./합천평화고/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 7월 9일 교육부장관, 환경부장관과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들이 ‘기후위기 환경 재난시대, 학교 환경교육 비상선언’을 했고, 그 결과 청소년들의 기후위기에 대한 환경교육의 요구가 반영돼 2020년 문재인 정부에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시행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2021년 9월 1일에는 교육기본법 22조 2항 ‘기후변화환경교육’ 항목이 신설돼 “국가와 지방 자치단체는 모든 국민이 기후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하여 생태전환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실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생태전환교육의 필요성에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실질적인 실천 방안은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현재 학교 현장에서 환경과 관련된 많은 교육이 이루어지고는 있으나 분산적인 형태이며 교사 개인의 역량에 따라 교육의 내용이나 질적 수준이 다양한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삶과 직접 연결된 가정, 학교, 마을, 지역과 같은 공동체 속에서 작은 실천 기회를 가지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경남 지역에 맞춘 지역적 생태전환교육의 성취기준이 필요하다.

환경부가 지난해 선정한 환경교육 우수학교 통영 벽방초의 ‘텃밭가꾸기’./통영 벽방초/

경남형 생태전환교육 학년군 성취기준 개발 연구는 우선, 생태전환교육의 개념과 국내외 생태전환교육 운영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생태전환교육 관련 선행 연구와 자료를 검토 및 분석했다. 둘째, 경남의 생태전환교육 운영 현황을 조사하고 생태전환교육에 대한 경남 교원의 인식과 요구를 조사하기 위해 경남 유치원, 초·중·고 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셋째, 경남 생태전환교육의 우수사례의 주제, 방법 등을 파악해 경남형 생태전환교육 학년군 성취기준 작성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자 경남에서 발간된 생태전환교육 교수 학습 자료집과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 수업실천사례 대회 내용을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경남형 생태전환교육 학년군 성취기준을 작성했다. 이 과정에서 국가 환경교육표준과 2022 개정 교육과정(유치원의 경우, 2019 누리 개정과정 참고)을 기준으로 경남형 생태전환교육 학년군 성취기준을 작성했다. 작성한 성취기준은 검토 과정을 통해 경남 생태전환교육 실천교사단을 포함한 현장의 생태전환교육 실천 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했고, 전문가 자문을 통하여 타당성을 검증하였으며 성취기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활용 가이드를 함께 제시했다.

경남형 생태전환교육 학년군 성취기준의 개발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경상남도교육청의 미래교육 핵심 가치인 자립과 공존을 바탕으로 개인적 실천에서 출발하여 공존을 위한 시스템사고와 사회적 실천으로 나아가는 경남형 생태전환교육을 실현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자 했다. 둘째, 국가 환경교육표준 개발 연구의 내용을 활용해 ‘지구생태시민’을 목표로 삼고 환경역량 중심 성취기준을 마련했으며, 내용 요소의 3가지 차원인 가치·태도, 지식·이해, 실천·참여를 적용했다. 셋째, 성취기준 개발 사전 연구 3가지(경남 교원 인식 및 환경교육 경험 조사, 경남 생태전환교육 실천교사단 수업 사례 분석, 경남교육청 개발 교재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성취기준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현장 적합성을 높이고, 문서화된 교육과정과 실제 교육과정의 간극을 줄이고자 했다. 넷째, 사전 연구 결과, 현장에서 가장 많이 주제로 삼은 것이 ‘자원순환’, ‘생물다양성’, ‘기후변화’, ‘세계시민의식’, ‘건강과 웰빙’이었고 이 5가지를 주제로 선정했다. ‘해양’과 ‘에너지’를 주제로 추가할 것을 논의하기도 하였으나 ‘기후변화’의 경우, 대기적인 현상뿐만 아니라 물의 순환과 해양 부분을 기후변화의 일부로 삼을 수 있으며, 에너지 역시 기후변화 원인이나 대응 부분으로서의 교육 비중이 크기 때문에 기후변화 주제에서 두 가지 요소를 포함해 다루는 것이 효과적이라 판단했다. 다섯째, 학교 현장에서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최대한 살리려고 했다. 기존의 교과 수업만으로도 학습량이 많아 생태전환교육을 위한 별도의 수업이 힘들고 환경교육적 요소만으로 이뤄진 성취기준은 기존의 교과 수업과 연결이 쉽지 않다는 현장의 목소리에 따라 해당 교과의 성취도와 생태전환교육 성취도를 함께 만족시킬 수 있도록 성취기준을 개발했다. 여섯째, 대다수의 교사가 생태전환교육의 입문자라는 전제 하에 교사들이 쉽게 이해하고, 수업에서 실현 가능한 내용 수준으로 성취기준을 구성하고자 했다. 교사가 학생과 지역의 특색에 맞게 유연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성취기준을 추상적으로 제시했고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지역 생태와 문화적 특징을 포함한 구체적인 활동 예시를 다양하게 제시해 수업의 구체화를 돕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학년군별로 설정한 6단계의 내용 중복을 피하고 체계성을 확보하기 위해 ‘유치원-나, 초등 1~2학년-우리 가정과 학교, 초등 3~4학년-우리 마을, 초등 5~6학년-우리 지역, 중학교-우리 지역, 고등학교-우리 나라와 국제 사회’로 중점적 내용 영역을 설정했다.

경남형 생태전환교육 학년군 성취기준 개발 결과는 다음과 같다. 학년군별로 유치원, 초등학교 1~2학년, 초등학교 3~4학년, 초등학교 5~6학년, 중학교, 고등학교 6단계의 생태전환교육 성취기준을 개발했다. 각 단계별 성취기준은 각각 자원순환, 생물문화다양성, 기후변화, 세계시민의식, 건강과 웰빙 5가지의 주제를 포함하고 있으며, 각 경남형 생태전환교육 성취기준은 작성 근거가 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 성취기준과 함께 학습활동 예시, 내용 요소와 범주, 환경역량도 제시돼 있다. 경남형 생태전환교육 성취기준 중 다섯 가지 각 주제별로 한 성취기준 내용체계표를 작성해 각 단계별로 담고 있는 각 주제의 위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경남형 생태전환교육 학년군 성취기준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각 학년군별 상황에 맞는 활용가이드를 제작하여 함께 제시했다.

연구에서 얻은 결과를 종합해 경남형 생태전환교육 학년군 성취기준 활용을 비롯한 경남의 생태전환교육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교육청 수준, 단위 학교 수준의 2가지 차원으로 구분해 제안했다.

첫째, 교육청 차원에서는 ① 생태전환교육 활성화를 위한 지원 강화(연수 및 콘텐츠 개발), ② 생태전환교육을 위한 충분한 시수 확보, ③ 온·오프라인 생태전환교육 통합 플랫폼 구축을 제언했다.

둘째, 단위 학교 차원에서 ① 학교 전체적 접근을 위한 교육공동체 모두의 노력 필요, ② 전문적 학습공동체 등을 통한 학교의 지속가능성 문화 개발을 제언했다.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도움말= 미래교육원 교육정책연구소 파견교사 김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