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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칼럼] 인구절벽 시대에 버려지는 아이들- 구점득(창원시의회 운영위원장)

  • 기사입력 : 2023-07-19 19: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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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세계 출산율 꼴찌를 7년 연속 유지해 오고 있다.

    1970년대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등의 구호와 함께 정부의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으로 1970년 4.5명, 1980년 1.6명, 1990년 1.59명, 2000년 1.47명, 2009년 1.15명으로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감소되어 왔다.

    2000년부터는 급격한 인구감소에 따라 인구억제에서 출산 장려로 정책을 전환하였으나, 초저출산율 기준인 합계출산율 1.3명에도 한참 모자라는 출산율은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낮은 출산율은 인구감소뿐 아니라 노동인구 부족, 생산성 둔화, 소비위축을 불러와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것을 넘어 국가 소멸의 위기감을 가져오고 있다.

    초저출산 시대에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영아 유기는 140여 건, 최근 10년간 한 해 평균 190명의 아기가 버려지고 있다.

    우리에게 충격을 주는 뉴스는 “탯줄도 떼지 않은 아기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영아 살해 혐의로 20대 여성이 긴급 체포되었다” 등의 소식들이다. 아이는 생명을 잃게 되고, 아이를 유기한 엄마는 범죄인이 되어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살아가기가 힘들어진다. 우리 사회는 귀한 두 생명을 잃은 것과 같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미혼모들에 대한 보호 체계가 법적, 제도적, 행정적 측면에서 허술하다. 사회 분위기에서도 미혼모들에 대해서 손가락질과 따가운 시선은 아이를 출산한 젊은 엄마들이 선택할 길이 딱히 없는 것도 사실이다.

    유럽 국가 중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프랑스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83명이다.

    프랑스 출산율이 높은 이유는 첫 번째가 유럽 내에서도 가장 개방적인 가족 규범이 꼽힌다.

    프랑스에선 동성·동거 부부, 미혼 가정 등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이 덜한 편이다.

    지난해 프랑스 출생아 중 혼외 출산 비율은 62.2%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한국 혼외 출산율(2%)과 대조된다.

    또한 다양한 가족 형태를 제도적으로도 지원하고 있다. 시민연대계약(PACS)은 1999년부터 프랑스에서 시행 중인 성인 간의 시민 결합 제도로 부부에 준하는 사회적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여성의 육아와 일의 양립을 지원하는 제도와 문화도 출산율을 높인 요인이다.

    대한민국을 지구상에서 소멸할 최초의 국가로 거론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인정하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결혼하지 않고 가정을 꾸릴 수 있고, 법적으로 혼인 관계가 아니어도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고, 국가와 지자체가 베이비박스 형태를 지원하고, 임신·출산에 따른 차별 없이 정부의 지원을 받고 계속 내 일을 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성숙된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일은 우리 시민들의 몫이 아닐까?

    구점득(창원시의회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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