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19일 (화)
전체메뉴

국비 등 50억 들인 ‘통영VR존’ 폐쇄 위기

2020년 개장 후 매년 1억 이상 적자
시, 폐쇄·운영 주체 이관 등 검토

  • 기사입력 : 2023-06-06 20:31:54
  •   
  • 50억원의 사업비를 들인 ‘통영VR존’이 관광객들로부터 외면받으면서 결국 폐쇄될 운명에 처했다.

    통영시는 가상현실 체험공간인 ‘통영 VR존’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7일 밝혔다.

    통영VR존은 2020년 사업비 50억원(국비 25억원, 도비 7억5000만원, 시비 17억5000만원)을 투입해 문화동 옛 향토역사관 건물을 리모델링한 가상현실 체험공간이다. 1층은 통영 관광체험, 2층은 역사문화체험, 옥상은 휴게공간으로 마련됐다. 체험공간에는 가상현실을 통해 통영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11종의 가상현실 프로그램이 유료로 운영되고 있다. VR존 운영은 통영관광개발공사가 맡고 있다.

    그러나 통영 VR존은 이용객이 당초 예상보다 적어 지속적인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개장 후 집계한 하루 평균 이용객은 17.8명(평일 15명, 주말 25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용객이 적어 폐쇄 위기에 놓인 ‘통영VR존’./통영시/
    이용객이 적어 폐쇄 위기에 놓인 ‘통영VR존’./통영시/

    개장 첫해인 2020년 통영VR존 이용객은 3575명으로 4100만원의 수익을 올렸지만 VR존 운영에 필요한 직원 4명의 인건비 등 모두 1억4100만원의 지출이 발생해 결과적으로 1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2021년 역시 4630명이 방문해 5000만원의 수익을 올렸지만 지출 1억8800만원에는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022년에도 1억39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규모가 작고 주차장 등 주변 기반시설이 부족한 데다 VR존의 콘텐츠 자체가 이용객들의 흥미를 유발하기에는 부족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결국 통영시가 VR존 경영개선 컨설팅 용역을 진행한 결과 중장기적으로 시설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결론이 났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고용산업위기지역 문화콘텐츠 사업으로 추진된 통영 VR존은 인테리어 내장 연수 5년이 지나야 재산 처분 제한을 받지 않아 2025년 이후에나 폐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동안 적자 폭을 줄이는 것이 관건인 만큼 시는 위탁 운영 주체를 통영관광개발공사에서 통영한산대첩문화재단으로 이관하는 등 새 운영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적자인 시설을 계속 유지한다면 시 재정에도 계속 부담이 돼 일정 기간까지만 운영할 계획”이라며 “폐지 이후엔 어떤 공간으로 활용할지에 대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통영 VR과 같은 정부 공모사업을 추진할 때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영시의회 조필규(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19일 ‘통영시 공모사업 관리 조례안’을 발의했다. 공모사업을 추진할 때 그 타당성이나 재원 확보 방안 등을 미리 검토해 무분별한 공모를 지양하고 시 실정에 맞는 사업을 유치해 효율적으로 관리하자는 취지다. 이 조례안은 지난 2일 열린 제225회 제1차 정례회에서 소관 상임위원회(산업건설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조 의원은 “정부 공모사업이라고 해서 일단 다 신청하고 보자는 식의 추진은 이후 처리 문제 등 또 다른 과제를 남긴다”며 “의회를 거쳐 공모 사업의 적법성과 타당성 등을 따져 효율적으로 추진하자는 것으로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ksh@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성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