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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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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편두통’ 참지 마세요

이형진 창원파티마병원 신경과 과장

  • 기사입력 : 2023-05-08 08: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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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두통은 두통 중 매우 흔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되고 있다. 본인이 편두통인지 모르고 사는 환자들도 굉장히 많다. 편두통은 ‘편’자 때문에 한쪽 머리만 아픈 것이라고 오해하지만 양쪽 머리가 아픈 경우도 40%에 이르기 때문에 한쪽 머리의 통증만으로 편두통이라고 할 수 없다.

    편두통이라고 의심할 수 있는 특징은 첫째, 속이 불편하거나 울렁거림, 구토가 동반된다. 둘째, 빛 과민, 소리 과민이다. 셋째, 두통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장애가 있다. 평소에 하던 업무에 대해 집중력이 떨어지고, 심하면 응급실로 내원하게 된다. 넷째, 두통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특히 가임기 여성은 월경 때가 되면 두통이 유발될 수 있다. 이는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감소와 관련이 있다.

    편두통은 몇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주기적으로 반복되어 수 년 또는 수십 년 동안 겪게 된다. 여러 차례 검사를 해도 대개는 특별한 이상을 찾지 못한다. 편두통에서 나타나는 뇌혈관의 확장을 CT나 MRI가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편두통으로 인한 두통일수가 한 달에 15일을 넘으면 만성편두통이라고 하며, 이때는 두통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매우 고통스럽다. 우울증, 불안, 불면증, 공황장애, 자살충동 등 정신과적인 문제도 동반되기 쉽다.

    편두통의 치료는 크게 급성기치료와 예방치료로 나뉜다. 급성기 치료는 트립탄을 사용한다. 트립탄은 두통 전구·전조증상이나 두통 시작 후 30분 안에 복용해야 효과가 있다. 두통 시작 후 1시간이 지나면 효과는 많이 떨어진다. 다만 혈관수축 작용이 있어 뇌졸중이나 뇌혈관협착 등이 있는 경우에는 조심스럽게 사용한다.

    한 달에 8일 이상 두통이 지속된다면 예방치료를 권유한다.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약물로 조절이 되며, 천식, 녹내장, 간염 등 동반질환이나 여성분들의 경우 향후 출산 여부에 따라 약을 선택해야 한다.

    만성편두통 환자에게는 약물치료도 하지만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두피에 보툴리눔톡신 주사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으며, 3개월마다 한 번씩 맞으면 된다. 다만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2~4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최근에는 편두통과 관련된 핵심인자인 CGRP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치료제도 있다.

    CGRP 항체치료제는 한 달에 한 번씩 주사를 맞으면 되며, 두피가 아닌 근육에 맞는 주사로 보툴리눔톡신보다 주사방법이 훨씬 간단하다. 편두통으로 고통스러운 분들에게 두통일수 및 강도를 줄일 수 있고, 부작용도 거의 없어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편두통을 방치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조절 및 치료하면 일상의 많은 부분에서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두통으로 인해 불편이 있다면 가벼이 넘기지 말고, 진료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아 보길 권한다.

    이형진 창원파티마병원 신경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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