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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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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꽃 만개한 봄철, 알레르기 비염

이동후 창원한마음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기사입력 : 2023-05-08 08: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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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이 만개하는 봄철(3~5월)에는 알레르기 비염으로 이비인후과를 찾는 내원객이 대폭 증가한다. 더욱이 일교차가 크고 황사가 짙으며 꽃가루 날리는 날이면 환자들은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코 가려움 등으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졌다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종종 눈물, 두통, 후각감퇴, 폐쇄성 비음 등의 증상을 겪는 환자들도 있다. 최근 환경 오염, 공해의 증가 등에 따라 세계적으로 알레르기 비염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이는 전 인구의 5~20% 정도가 앓을 정도로 흔한 병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어떤 물질로 인해 코의 속살이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레르기란 정상에서 벗어난 과민반응을 의미하며 정상인에게는 증상이 유발되지 않지만, 알레르기 환자에게는 여러 증상이 과민하게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알레르기는 일 년 내내 발병하는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과 앞서 말한 것처럼 봄, 가을 등 특정 계절에만 발병하는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으로 나뉜다.

    ‘계절성 알레르기’는 나무, 꽃, 잡초 등의 화분(종자식물 수술의 화분낭 속에 든 꽃의 가루)이 원인이어서 ‘꽃가루 알레르기’라고도 불린다. 꽃가루(화분)는 꽃을 피우는 식물의 정세포와 같은 것으로, 식물의 번식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바람을 타고 멀리 퍼지게 되는데, 봄에는 참나무, 자작나무, 잔디, 잡초 등 꽃가루가 바람에 의해 옮겨지면서 우리나라 전역이 눈에 보이지 않는 꽃가루로 가득해진다. 이러한 건조된 꽃가루들이 알레르기를 유발한다.

    또한, 날씨도 꽃가루 알레르기의 증상에 영향을 미친다. 보통 비 오는 날이나 바람 없는 날에는 꽃가루가 공기 중에 잘 날아다니지 못하므로 증상이 잦아들지만, 건조하고 바람 부는 날씨는 꽃가루 알레르기 증상을 가중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항히스타민제를 활용한다. 흡입용과 경구용이 있으며 재채기, 콧물 완화에 효과적이다. 때에 따라 비강에 스테로이드를 분사하는 요법을 쓰기도 한다. 강력한 항염증제이므로 효과적이다. 또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을 소량에서 단계적으로 주사로 증량해 면역력을 높이는 면역치료법도 있다. 코막힘이 심하거나 비강의 형태 이상으로 인한 문제일 때는 증상 완화를 위해서 수술적 요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다만 다른 질환과 달리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은 증상 완화를 위한 치료법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치료방법은 아니다.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알레르기의 원인인 알레르겐을 피하는 것이다. 꽃가루가 많이 날아다니는 계절에는 외출을 삼가고 실내에 머무르는 것이 필요하다. 하루 중에서도 주로 오전에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것으로 통계상 알려져 있으므로 오전 6시~10시 사이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건조하고 황사가 심한 날 외출할 때는 꼭 마스크를 착용한다. 외출 후에는 곧바로 씻어 꽃가루 등을 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 밖에도 환경 개선이 필요한데, 수시로 환기하여 실내 공간을 청정하게 유지한다. 차가운 얼음이나 음료수는 비강 내 빈혈을 일으키거나 비염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정신적인 피로와 육체적인 과로는 면역력을 떨어뜨려 몸의 기능을 저하하므로,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 목표는 증상을 제거하거나, 있더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은 증상이 심해지는 계절에만 적극적으로 치료해도 삶의 질이 훨씬 높아지므로, 개인마다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을 잘 파악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도록 한다.

    이동후 창원한마음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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