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9일 (월)
전체메뉴

[의료칼럼]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오수환(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3-05-01 08:15:49
  •   

  • 최근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다루는 TV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ADHD(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ADHD는 소아청소년기에 흔히 발생하는 정신과 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학령기 아동의 3~8% 정도에서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청소년기까지 ADHD가 지속될 가능성은 50~80%, 성인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은 35~65% 정도로 보고 있다.

    ADHD는 주의력 결핍과 충동성, 과잉행동이 주요 증상이며 감정조절의 어려움이나 또래 관계에서의 어려움, 학습 및 수행 능력의 저하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발병 원인은 한 가지로 단순화하여 설명하기 어렵다. ADHD의 유전력은 76%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임신·출산 시 문제, 적절하지 않은 양육환경 등의 환경적 위험요인도 발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ADHD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ADHD의 증상은 취학 전 아주 어린 시기부터 나타나며, 주로 가만히 있지 못하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 등 과잉행동으로 나타난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수업 시간에 가만히 앉아있어야 하고 규칙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 되면 증상은 더욱 분명해진다. 과잉행동과 충동성은 초등학교 고학년을 거치며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나, 주의력 결핍은 청소년기를 거치면서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주의력 결핍이 두드러지는 아동들은 산만하고 오래 집중하기 어려우며 학교나 학원에서 멍하게 있는 모습이 자주 관찰된다. 또한 경청이 잘되지 않아 지시사항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는 일도 잦은 편이다.

    ADHD의 치료 방법 중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것은 약물치료이다. 증상을 개선하는 데 있어 빠르고 효과적이나 일부 아동들에게는 효과가 분명하지 않고 식욕 저하, 불면 등의 부작용이 심하면 지속적인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 질병 교육, 부모 교육, 아동 기술훈련, 사회기술 훈련, 인지 행동 치료 등 비약물적인 치료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이중 행동 치료기반의 부모 교육과 아동 기술훈련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이 경미하거나 약물 복용이 어려운 상황, 취학 전 아동일 경우에는 비약물 치료로 치료를 시작해 볼 수 있으며, 증상이 심하거나 빠른 증상개선이 필요하면 약물치료를 우선하는 것이 좋다. 약물치료와 행동치료는 상호보완적인 면이 있어서 양쪽 치료 모두를 병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아동기부터 ADHD 증상을 꾸준히 치료하고 관리하면 학업, 사회성, 성격 등 다방면에서 긍정적인 발달을 유도할 수 있다.

    ADHD 아동의 50~60%는 성인이 되어서도 증상이 계속된다. 성인이 되면서 겉으로 보이는 과잉행동은 나이가 들수록 호전되지만, 심적으로는 안절부절못한 느낌이나 초조함을 수시로 느끼며 지내게 된다. 무엇보다 부주의함이나 산만함, 무질서함, 일을 끝까지 수행하지 못하는 점은 활발하게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성인기 생활에 많은 악영향을 주게 된다.

    잦은 직업 변경이나 이혼, 동료와의 불화, 금전 관리나 일정 관리가 잘되지 않고 자동차 사고가 잦다면 성인 ADHD를 의심해봐야 한다. 아동기부터 증상이 지속되면서 자존감이 낮아지고, 자신에 대한 무능감이나 절망감으로 일상생활의 기본적인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여성 ADHD의 경우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적고 심적으로 느끼는 불편감이 더 큰 편이라 쉽게 치료를 받거나 진단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성인 ADHD가 있는 경우 본인의 삶에 대한 통제나 주도권을 잃은 채 지내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마냥 좋아지겠지 하다 보면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치료와 지속적인 관리를 받는 것이 좋다.

    오수환(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