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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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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나를 부수는 책 읽기, 독서 모임- 박혜정(한국독서문화경영연구소)

  • 기사입력 : 2023-02-15 19: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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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은 문제를 만나면 같은 방식으로 대처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삶에는 어떤 패턴, 특히 실수나 실패에서 눈에 띄는 그런 패턴이 있다. 이것을 그 사람의 캐릭터, 즉 성격이라 부른다.

    고대 그리스에 어원을 둔 성격은 무엇을 조각하거나 도장을 찍는 도구라는 뜻이 있다. 성격은 인간 안에 깊숙이 배어 있거나 깊이 각인되어 있어서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하게 하는 무엇이다. 유전적 성격이나 어린 시절 형성된 성격에 삶을 더해가며 만들어지는 경험, 습관이 개개인의 성격이 된다.

    사람은 의사 결정을 내리고 뇌에 각인한다. 패턴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이미 길이 닦여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습관이다. 이런 습관 수천 개가 모여 성격이 된다. 이렇게 탄탄하게 만들어진 성격을 바꿔보고 싶다면 자신의 성격을 잘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특히 반복되는 부정적 패턴을 잘 점검해야 한다. 성격을 구성하는 각인을 없애는 것은 어렵지만 부정적이거나 약한 측면을 장점으로 승화할 수 있다. 자신의 한계와 강점을 직면한다면 성격의 포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생각도 성격이다. 성격은 운명이다. 자신의 성격을 직면해 반복되는 패턴을 부수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야 한다. 책을 통해, 타인을 통해 나를 투영하고 부수는 시간, 나에게 그것은 독서 모임의 시간이다.

    독서가 지금까지 살아온 사람의 생각을 참고하는 것이라면, 토론은 지금 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의 생각을 참조하는 것이다. 직접 보고 겪고 느낀 경험을 바탕으로 삶이라는 그물을 통해 걸러낸 생생한 이야기를 나누며 나는 독서 모임 때마다 부서지고 있다.

    토론이 어우러져 의식 세계 안에서 내 생각을 깨고 재정립하여 형성된 생각,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생각이라야 내 생각이라 말할 수 있고, 고집부릴 정당한 이유를 갖게 된다. 생각에 관해 다시 숙고하고, 생각을 재탄생시키는 독서 모임의 시간은 나를 부수어 변화하게 하는 책 읽기의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비주체성에 주체성을 부여하는 시간, 나를 깨어 더 큰 나를 만드는 독서 모임을 통해 수용의 독서가 아닌 성장의 독서를 할 수 있다.

    박혜정(한국독서문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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