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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완수르- 조고운(정치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22-08-08 20:4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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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별명이 갖고 싶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때문이었다. ‘우당탕탕’ 우영우, ‘권모술수’ 권민우가 아닌 ‘봄날의 햇살’ 차수연과 같은 별명이 탐났다. 10살 딸아이에게 부탁했다. 딸은 엄마의 의중을 제대로 파악한 듯 ‘여름의 바람’ 같은 엄마라고 칭해줬고, 며칠간 여름의 바람을 읊조리며 마음이 충만했다. 물론 그 이후 딸을 비롯해 그 누구도 필자를 그리 부르진 않는다. 탄생과 동시에 소멸한 별명 이야기다.

    ▼별명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의 외모나 성격 따위의 특징을 바탕으로 남들이 지어 부르는 이름, 허물없이 쓰기 위해 지은 이름을 말한다. 별명에 대한 호불호는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이름보다 더 잘 표현된 개성 있는 별명으로 브랜딩 효과를 보기도 하지만, 혹자에게는 놀림과 상처의 흔적으로 남기도 한다. 일부 기업체에서 별명을 부르는 조직 문화를 만들기도 하고, 일본 초등학교에서는 친구들 사이 별명 부르기를 금지한다고 한다.

    ▼정치인에게 별명은 양인지검(兩刃之劍)과 같다. 이미지를 대중과 친근하게 만드는 역할도 하지만 때로는 부정적인 조롱과 혐오로 거북하게 만들기도 한다. 전직 대통령들의 경우 일일이 나열하지 않아도 지지 세력에 따라 좋은 별명과 부정적 별명을 동시에 가진 경우가 대다수다. 게다가 정치인의 별명을 짓는 대중의 심리엔 고약한 면이 있어서, 풍자되거나 희화화된 별명일수록 더 인기를 끈다.

    ▼최근 경남도청 공식 유튜브에 ‘정책부자 완수르’가 등장했다. 박완수 경남지사가 청년정책을 당부하는 짧은 영상에 붙여진 제목인데, 세계적인 부자 만수르와 박완수의 이름 글자를 융합한 ‘완수르’라는 단어가 친근하다. 거기다 도민이라면 누구나 바랄 법한 ‘정책부자’라는 타이틀도 붙였다. 별명의 필수요소 격인 ‘재미’와 ‘공감’을 갖춘 셈이다. 이 참신하고 희망적인 별명이 ‘여름의 바람’처럼 단기간에 소멸하지 않으면 좋겠다. 그 별명의 유효기간은 다수 도민의 공감대가 결정할 것이다.

    조고운(정치부 차장대우)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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