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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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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기대하는 새 정부 ‘리더십’과 ‘팔로워십’- 강기노(마산대 입학처장·간호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2-03-22 20: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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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73%라는 역대급 최소 득표율 차이로 대한민국의 새 대통령이 선출된 지 2주의 시간이 흘렀다. 당선인은 인수위를 꾸려 5년간의 임기 동안 수행해 나갈 정책과 새 정부를 함께 이끌어나갈 유능한 인재를 물색하며 조각의 밑그림을 그리는데 분주한 모습이다. 또한 며칠 전에는 당선인이 ‘청와대를 국민의 품으로, 국민과 더 가까이 소통하며, 제왕적 대통령의 모습을 내려놓겠다’는 공약에 대한 실천 의지로 새로운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집무실 이전 계획이 집중 조명되면서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민생은 제쳐두고 엄한데 인수위 역량과 국가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여러 비판과 논란, 현실적 어려움에 대한 당선인의 대응은 ‘신속히 검토, 결정한 후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정면 돌파’의 모습이었다. 일단은 당선인이 직접 집무실 이전 계획을 브리핑하고 국민들이 궁금해하고 우려할 만한 부분에 대한 질문을 기자들로부터 받아 설명하는 모습은 신선하다고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이와 다른 생각을 가진 정치권과 언론, 국민들의 비판은 계속될 것이다. 건설적인 비판과 충고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지속적인 설득과 이해 구하기를 통해 국민들이 상처받고 화나지 않도록 여론을 관리하는 것도 당선인과 인수위의 몫이자 과제일 것이다.

    새로운 집권세력은 경기, 호남, 제주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 우세한 것으로 나온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서 머지않아 실시될 지방선거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고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변화무쌍한 민심은 조금만 오만한 모습을 보여도 싸늘하게 등을 돌리게 마련이다.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헌신하겠다는 초심과 약속을 지키고 있는지 국민들은 이전보다 더 냉철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역대급 비호감, 최소 득표 차’라는 20대 대선 결과가 던지는 메시지는 자명하다. 정치권이 득표를 위해 더 부추긴 측면이 있는 ‘지역, 세대, 이념, 젠더’ 등 수많은 갈등을 봉합하고 통합과 포용의 정치를 펼쳐야 한다는 준엄한 명령이자 목소리이다. 또한, 내로남불과 불공정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조국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공정과 정의’의 가치와 기준을 더 엄격히 세우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대통령 집무실 문제보다도 더 시급히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코로나 장기화로 신음하는 소상공인과 저소득층을 일으켜 세우는 것,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러-우크라 전쟁 등 국제 분쟁 속에 국가 경제와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 국가의 미래 먹거리 창출과 내실 있는 교육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문제 등 세심하게 돌아보며 준비해야 할 과제가 하나둘이 아니다. 부디 국민 민생과 큰 관계가 없는 집무실 이전 논란이 더 크게 확대돼 정치적 역량이 낭비되지 않도록 현 정부, 여당, 그리고 국민을 향한 설득과 협력을 잘 이끌어내길 바란다. 더 검증해 봐야 하겠지만 만약 당선인의 설명대로 소요되는 예산이나 안보 공백, 시민 불편 등이 크지 않다면 새 정부의 의지와 진정성을 믿어보고 국론 분열 없이 원만히 이전 작업이 마무리됐으면 좋겠다. 만일 집무실 이전 후 국민과의 소통에 크게 나아지는 것이 없고 국가적 혼란과 시민 불편만 커진다면 그 결과 또한 국민들이 심판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팔로워십도 중요하다. ‘한 나라의 정치 수준은 그 나라의 국민 수준과 같다. 대한민국은 정치 과잉 국가’라는 지적이 있다. 대통령 한 사람은 국가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치적 메시아’가 아니다. 우리 국민들도 저마다의 권리만 주장하기보다는 각자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이웃을 위해 약간의 손해와 희생을 감내할 수 있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득표만을 위해 낡은 이념과 성별, 지역, 계층에 따라 갈라치기하려는 시도를 철저히 배격하고 진정으로 누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지, 어떤 정책이 필요한 것이지 정직한 눈으로 따져보고 선택할 줄 아는 안목을 길러야 할 것이다. 잘 지켜보자. 그리고 6월 지방선거를 통해 성적을 매기면 된다.

    강기노(마산대 입학처장·간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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