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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중앙선관위의 사명- 김정민(경제부 차장)

  • 기사입력 : 2022-03-06 20: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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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표한 투표용지를 직접 투표함에 넣는 게 아니라 진행요원이 걷는 게 말이 되느냐. 이게 무슨 직접·비밀 투표냐” “준비 안됐다며 40분 넘게 대기시키고 신분 확인도 제대로 안하고 투표용지를 주더라” “투표함이 없다면서 종이 박스에 투표용지를 넣으라고 했다. 내 표가 아무렇지 않게 처리되는 것 같아 화가 났다” “투명 봉투에 이미 투표한 내용이 버젓이 보이는데, 초등학교 반장선거보다 부실하다.”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이틀째이자 마지막 날인 5일 코로나 확진·격리자들의 사전투표에 대해 각종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사전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37%에 육박한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소 부실 관리로 뭇매를 맞고 있다. 투표지를 대리 수거하는 과정에서 비밀투표가 보장되지 않거나 골판지 상자나 종이쇼핑백 등 부실하게 관리되면서 부정선거 의혹도 거세게 일고 있다.

    ▼대한민국의 선거와 국민투표를 관장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회와 행정부, 법원, 그리고 헌법재판소와는 별개로 운영되는 독립된 기관이다. 4·19 혁명 이후 제2공화국의 3차 개헌 때 헌법기관으로 탄생했다. 1960년 3·15 부정 선거 문제로 만들어진 기구인 만큼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거를 치르도록 관리하는 게 존재 이유이자 사명이다. 특히 대통령 선거는 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는 만큼 그 중요성은 두 말할 나위 없다.

    ▼이번 논란에 선관위는 법과 규정에 따른 것이라며 부정의 소지는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달라는 중앙선관위의 요청이 공감이 아닌 반감을 산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한 표를 소중하게 다루지 않아서다. 지금이라도 중앙선관위는 공정선거를 치르도록 ‘흠 없이’ 준비하는 게 책임 있는 행동이다. 문제점을 분석하고 내놓아야 할 재발방지책은 5년 뒤 선거가 아니다. 바로 목전에 둔 본 투표다.

    김정민(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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