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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 14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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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키운다고? 지방銀 어쩌라고!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이 지방에 미치는 영향]

  • 기사입력 : 2021-05-10 20: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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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대면의 일상화로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면서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등 계좌로 페이머니를 충전해 물품을 결제하는 일이 자주 생긴다. 이 같이 충전해 결제하는 선불 충전액이 2조원을 돌파했지만 이를 관리 감독할 방법이 없어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금융권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따른 이용자 보호를 목표로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결과적으로 지역금융·지역경제·지역사회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산업 진출 대형 ICT회사 육성하고

    이용자 보호 강화·안정적 서비스 인프라 목표지만

    카카오 등 ‘종합지급결제업자’ 등록 가능해져


    지역 자금 유출로 지역경제·사회도 악영향

    경남은행 등 6개 지방은행, 개정안 불합리 ‘1인 시위’

    지역 화폐 발행 등 노력 허사… 지방분권에도 역행


    ◇전금법 개정안 발의 이유는?

    지난 2007년 시행된 전자금융거래법은 전자 금융 거래의 법률 관계를 명확히 해 전자 금융 거래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전자 금융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며, 국민의 금융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제정됐다. 10여년 동안 전자 금융 거래에 많은 변화가 생겼지만 법은 제자리라 정비가 필요하다며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은 지난해 11월 27일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핀테크(IT 기반 금융서비스 기업)·빅테크(금융산업에 진출한 대형 ICT회사) 육성과 금융 디지털화 속 이용자 보호 강화, 안정적인 서비스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네이버페이 포인트 559억8600만원, 토스머니 1181억1300만원, 카카오페이머니·결제바우처 3211억1700만원 등으로 선불충전금이 올해 2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금융기관의 예금이 아니다 보니 예금자 보호법 대상에 들지 못해 이들을 관리·감독할 법적 강제 조항이 없어 개정안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전금법 개정안 추진 과정에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이 법안을 실질적으로 추진했던 금융위원회간의 갈등이 주로 부각돼 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전금법 개정안에 포함된 ‘전자지급거래 청산’ 조항이 현재 한국은행이 갖고 있는 지급결제 관리 영역을 침해한다고 봤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기업 내부에서 벌어지는 각종 결제 내역도 외부기관인 금융결제원에서 관리하고, 이 금융결제원에 대한 관리 감독 권한을 금융위원회가 갖도록 규정하면서다. 지난 3월 23일 한국노총에서 열린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쟁점과 대응과제 정책토론회’에서는 빅테크 업체들의 행위는 금융업에 해당하는데도 금융업 관련 제재를 받지 않는 점은 빅테크 기업에 대한 특혜이며, 인터넷전문은행과 같이 또 다른 금산분리 원칙을 훼손하는 사례로 금융사고의 발생가능성이 크고, 전자지급거래청산 조항으로 인해 광범위한 개인정보 권리 침해가 우려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지역 자금 유출 우려

    그러나 지역에서 가장 우려하고 있는 개정안의 폐해는 지역 자금 유출이다. 이번 전금법 개정안은 네이버·카카오 등의 업체들이 ‘종합지급결제업자’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빅테크·핀테크 업체들은 은행 계좌와 연결해 지급지시를 대행해주는 역할만 하고 있는데 종합지급결제업자가 되면 네이버·카카오 등에서 계정을 발급해 돈을 이체하거나 신용카드 대금을 결제하는 등 사실상 계좌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이들이 이용자들에 계좌를 개설해주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포인트 등을 지급함으로써 이자를 쳐주거나 선결제 시 포인트를 주는 신용카드와 같은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지역은행들은 지역의 민간 자금들이 빅테크·핀테크 업체로 몰려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역은행의 경우 현재 월급통장에 대해 송금 수수료 이외에는 별도의 혜택을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계좌 개설이 간편한 빅테크나 핀테크 기업이 더 높은 포인트(리워드)를 제공한다면 지역에 있는 직장인들이 월급통장을 대거 옮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경우 이 같은 자금 유출을 버틸 수 있겠지만 지방은행은 그렇지 못해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기고 결과적으로 지역재투자 등이 어려워지면서 지역사회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역은행의 점포 폐쇄를 가속화시켜 지역금융이 위기에 처하고 이로 인해 지역 경제 침체와 고용난도 연쇄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최광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경남은행지부 위원장은 “현재도 6개 지방은행 평균 대출 자금의 70%를 지역에서 조달하고 나머지 30%를 중앙에서 조달을 하는데 빅테크 업체 등으로 자금이 유출되면 지역 중소기업 대출이나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들을 하지 못하게 된다”며 “개정안에서 종합지급결제업자로 등록한 업체들로 하여금 선불충전 금액 일부를 은행에 예치하게 돼 있지만 고원가성 예금이 되므로 이들에 줄 이자를 마진으로 붙여 대출상품을 설계해야 됨으로써 지역사회에 투자하는 일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방 분권에 역행하는 전금법

    경남사랑상품권, 창원사랑상품권 누비전 등 경남을 비롯해 전 도내 전 시군은 지역 화폐를 발행해 지역 상점으로 사용처를 규정하고 지급결제 참여기관을 지역은행, 지역금융 등으로 한정해 지역 자본을 유출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지역 자본이 있어, 지역에 돈이 도는 것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근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자금융거래법이 시행으로 자본이 유출되면 이 같은 노력을 모두 역행시키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경남·부산·대구·전북·광주·제주 등 6개 지역은행 노조가 속한 지방은행노동조합협의회에서도 개정안을 막기 위해 국회 앞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지역자치단체에 개정안의 불합리에 대해 알리는 등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도 지난달 19일 성명을 내고 이번 전금법 개정은 △지역금융 공공성 악화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 미적용 △금산분리 원칙 훼손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오늘(11일) 오전 10시부터 전문가들을 초빙해 전자금융거래법 관련 기획좌담회를 열고 전금법 쟁점과 문제점을 종합, 해결책을 제안한다.

    경실련은 “개정안에 따라 핀테크·빅테크 업체가 지역자금을 잠식해 나갈 경우, 항후 지역경제 내 서민금융과 금융약자에 대한 보호역할이 축소되고 지역균형개발을 위한 지방은행의 지역재투자 등 지역금융의 공적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워진다”며 “지역금융의 공공성과 지역균형개발 문제에 대한 논의나 고민도 없이, 하물며 해당 개정안에 대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검증조차 없이 이처럼 성급히 통과시켜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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