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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5월 08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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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878) 조선산학(朝鮮算學)

- 조선의 산학, 우리나라의 수학

  • 기사입력 : 2021-05-04 08: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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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방한학연구소장

    오늘날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 가운데서 수학이 영어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과목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한다. 학교뿐만 아니라, 입시를 위주로 가르치는 학원에서도 수학은 가장 중요한 과목이다.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데 있어 수학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수학을 늘 배우고 접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학은 서양 학문인데, 우리나라에도 옛날에 수학이 있을까? 아마 없었겠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수학이 있었고, 그 수준은 세계적이었고, 조선시대 후반기에 와서는 중국보다 앞섰다. 통일신라 때 국가에서 이미 수학을 가르쳤다. 그때는 수학을 산학(算學)이라고 했다. 조선시대에는 수학 전공자를 위한 과거시험이 있었다. 수학적인 계산을 하는 산사(算士)라는 전문적인 관리도 있었다.

    실용적인 측면에서 국가에서 토지에 세금을 부과해서 거두기 위해서는 먼저 정확하게 토지를 측량해야 했다. 토지측량뿐만 아니라, 국가예산 결산, 천체관측 등 필수적으로 수학적 지식이 필요한 분야가 많았기 때문에 수학에 능한 사람이 있어야 국가를 통치할 수 있었다.

    수학에 능한 사람을 양성할 필요가 있으니, 수학 교육이 이루어졌다. 그러다 보니, 수학을 공부하는 데 필요한 우리나라의 교재도 있었다. 중국에서 전래되어 온 수학교재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자체적으로 계발한 교재도 있었다.

    1910년 일본에게 나라가 망함으로 해서 우리나라의 독특한 수학 교육의 역사는 단절되고, 일본식 학교교육에 의해서 서양 수학이 우리나라 교육에 그대로 도입되게 되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수학교재나 연구서는 팽개쳐져 버려 아무도 챙기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나라에는 수학 교육이 없었고, 따라서 수학교재도 애초에 없었던 줄로 알고 있다.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챙기지 않아 없어져 가는 수학 교재를 열정을 가지고 장기간에 걸쳐 수집하여 개인적으로 수학교재 박물관을 만든 뜻있는 분이 있다. 지금 의령군 가례면(嘉禮面) 괴진리(槐津里) 자굴산 중턱에다 매실농장을 일구어 땀 흘리고 있는 김영구(金永龜) 배경숙 부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조선 중기의 산학계몽(算學啓蒙) 등을 비롯해서 조선시대 간행된 수학 교재는 물론이고, 일제시대, 미군정시대를 거쳐, 건국 이후 지금까지 나온 각종 교과서, 참고서 등등을 거의 빠짐없이 다 모아 정리하여 진열하고 있다. 다른 어떤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소중한 자료이다.

    아직 건물을 지어 정상적인 박물관 형식을 갖추지는 못 했지만, 그 소장 내용에 있어서는 따라올 곳이 없고, 또 수학 교재를 위주로 하는 특색 있는 자료다.

    그러나 개인이 건물을 지어 운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설령 건물을 짓는다 해도 장기적으로 운영을 해 나갈 수가 없다. 국가 연구기관이나 대학,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이 자료를 잘 활용해서 박물관을 짓는다면, 아주 특색도 있고, 또 학문적으로나 교육적으로 활용도가 높을 것이다.

    동방한학연구소장

    * 朝 : 아침 조.

    * 鮮 : 고울·생선 선.

    * 算 : 헤아릴 산. * 學 : 배울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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