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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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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전문계고의 미래- 김상권(전 경남교육청 학교정책국장)

  • 기사입력 : 2021-01-31 20: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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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년 필자가 고등학교 교장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 대통령이 참석하는 전국 전문계고 교장회의가 있었다. 대통령과 경제부총리 등 장관과 경제계 단체장들이 참석한 전문계고 활성화 대책회의였다. 이 회의는 하루 종일 진행되었으며 많은 대책들이 발표되고 정부의 의지도 대단했다. 만약 그것들이 지금까지 차질없이 진행되었다면 우리나라 기술인력 양성과 그들의 사회적 지위는 크게 안정되고 전문계고의 위상도 제고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의 정책들이 흐지부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다. 이렇게 정부가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은 조삼모개하니 교육이 백년대계라는 말은 헛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필자가 현직에 있을 때 여러나라의 교육을 견학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현지에서 관심있게 본 것은 대부분 선진국에서는 고등학교 진학을 중학교 담임교사의 엄격한 심사와 전문가의 상담으로 결정하는데 학생과 학부모는 그것을 인정하고 따른다는 것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전문계로 진학하는 비율이 40%가 넘는다는 것과 전문계로 진학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경쟁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나라에서는 기술 인력이 사무 인력보다 대우받는 사회이고 대학 진학은 평생을 두고 언제든지 가능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20%전후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이제 우리도 AI시대를 대비하여 전문계고 활성화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전문계고 진학률을 높이고 기술 인력이 대우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해결해야 한다. 전문계고 환경개선에 획기적인 예산을 투입하고 밀양나노고등학교와 같은 첨단산업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전문계고 설립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미 저출생시대에 있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일자리는 있으나 구하고자 하는 인력은 부족하여 외국 인력에 위탁된 지 오래다. 더구나 코로나19 같은 암울한 시대를 겪으면서 앞으로 세계 질서가 자국민 보호주의로 갈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때에는 모든 산업인력이 자급자족시대에 있을 것이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김상권(전 경남교육청 학교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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