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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7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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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독일 베를린

무너진 분단 장벽 … 세워진 화합 역사
붕괴된 베를린 장벽, 과거 분단의 기억과 미래 화합의 기대 공존
우연히 만난 독일청년들 한국의 통일 응원해줘

  • 기사입력 : 2016-04-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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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춘 여러분들은 기억에 남는 곳, 그리고 자신을 바꿔준 곳이 있나요? 그런 곳을 찾기 위해 우리는 떠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제 인생의 장소는 독일의 수도 베를린입니다. 화려하지 않고, 독일인 특유의 딱딱한 회색빛의 도시지만 제겐 특별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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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1년 세워져 1989년 11월 9일에 무너진 독일의 베를린 장벽. 독일은 베를린 장벽 전부를 무너뜨리지 않고 일부를 역사의 흔적으로 남겼다.

    처음 베를린을 방문했을 때에는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 행사로 다들 들뜬 상태였거든요. 허물어진 장벽만 보고 자란 독일의 청년들은 부모 세대들이 일궈낸 통일에 감사하고, 동독과 서독을 가르던 장벽을 기억하는 부모들은 허물어진 장벽 사이를 뛰노는 자녀들을 보며 다시 한 번 감동을 느끼는 날이었습니다. 베를린 전역에 ‘25th’가 적혀 있는 박스들이 놓여 있었고, 그 박스에 적힌 글들을 읽으면서 분단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역사를 탐방하는 것도 좋았지만, 독일 하면 맥주라는 생각에 축제 분위기를 잠시 뒤로하고 술집에 들렀습니다. 테이블에 혼자 앉아 메뉴를 살펴보던 중 호기심 많은 독일 청년들이 다가왔습니다. 이국적인 외모의 동양인이 그들에겐 신기했겠죠? 자리에 다가와서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는 그들에게 한국에서 왔다고 대답하니 굉장히 환호했습니다. 사실 제 가방에 붙어 있는 태극기를 보고서 다가왔다고 하네요. 그들은 분단 국가였던 독일의 역사를 얘기하며 한국의 통일을 응원했습니다. 그렇게 낯선 땅에서 한국의 통일을 독일 친구들과 함께 응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독일 친구들의 조언으로 ‘슈바인학센’이라는 메뉴를 시켰는데, 우리나라의 족발과 굉장히 비슷합니다. 백김치와 비슷한 발효시킨 양배추와 곁들여서 먹으니 정말 맛있더군요. 무엇보다 맥주와의 조화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독일 식당에서 꼭 찾아볼 수 있는 메뉴이니 한번 먹어보길 권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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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 행사.

    술과 음식으로 기분 좋게 배를 채우고, 독일 친구들과 작별인사를 나누고서 ‘브란덴부르크 문’으로 갔습니다. 우리나라의 광화문광장 같은 곳인데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연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브란덴부르크 문 주변 울타리 바깥에서 독일인들의 축제를 바라보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훗날 북한청년들과 함께 막걸리라도 마시면서 통일을 축하하는 날이 있지 않을까…. 제 첫 베를린 여행은 부러움 가득한 여행이었습니다.

    두 번째 베를린은 어땠을까요? 정말 운이 좋게도 작년 ‘유라시아 친선특급’이라는 대륙횡단 열차를 탄 경험이 있습니다. 광복 70주년과 독일의 통일 25주년 행사 기념으로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부터 독일의 베를린까지 1만4400㎞를 열차로 횡단하는 프로젝트였는데, 그 열차에 오르게 된 겁니다.

    최종 목적지인 베를린에 다시 방문했을 때 베를린은 부러움이 아닌 반가운 도시였습니다. 거리의 간판과 광장 속의 사람들, 베를린 장벽 등 모든 것들이 반가웠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나가는 독일 청년들을 뚫어지게 쳐다봤습니다. 함께 맥주를 마시면서 한국의 통일을 응원하던 날이 기억에 계속 맴돌았거든요. 아쉽게도 만날 수는 없지만 독일 대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의 통일 관련 세미나를 볼 수 있었습니다. 서로의 의견을 펼치는 모습을 보면서 그날이 떠올라 맥주를 마시고 싶었습니다.

    한국철도공사 사장님이셨던 최연혜 사장님의 말씀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동독과 서독이 분리된 순간에도 철도는 연결돼 있었다. 남한과 북한의 통일을 위해서는 철도의 연결이 실마리라고 생각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본인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통일에 대한 생각을 가진 그 모습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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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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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작품들.

    세미나를 마치고 베를린의 상징인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로 갔습니다. 베를린을 동과 서로 갈랐던 베를린 장벽은 독일인들에게 없애야 할 대상이었고, 붕괴 직후 많은 사람들이 벽을 쓰러뜨리기 시작했지만 일부 사람들은 벽을 다 부수지 말고 역사 속의 기억으로 남기자고 주장했습니다. 그들의 주장에 힘입어 세계 21개국의 예술가들이 남겨진 장벽을 찾아왔고, 각자의 개성으로 ‘평화’, ‘환경’, ‘관용’이라는 표현을 장벽에 나타냈습니다. 거대한 장벽은 하나의 커다란 캔버스로 변모했고, 지금은 흉물스러운 장벽이 아닌 아름답고 예술적인 벽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들이 남긴 작품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판문점도 언젠가 예술작품이 되길 기대해 봤습니다.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를 보고 나서 전승기념탑으로 향했습니다. 유라시아 친선특급의 마지막 행사인 통일기원 행진을 위해서였습니다. 전승기념탑부터 브란덴부르크 문까지는 약 2㎞ 정도였고, 이 길을 걸어가며 통일을 외치고, 아리랑도 부르며 통일을 기원했습니다. 베를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손기정 선수가 이 모습을 본다면 얼마나 자랑스러워하실까요. 본인이 뛰었던 베를린의 거리에서 대한민국의 태극기를 자랑스럽게 흔들며 걷는 친선특급 대원들을 응원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지나가던 독일인과 독일 교포, 그리고 여행을 온 한국인 학생들도 함께 참여해 걸었습니다. 이날만큼은 대한민국이 세계의 주인공이었습니다.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 도착 후 통일 음악회를 열었는데, 이번에도 울타리가 쳐져 있었습니다.

    처음 베를린을 들렀을 때 베를린은 독일인들의 축제였습니다.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 놓인 그 울타리가 저와 독일을 갈라놓는 기분이었죠. 불과 1년 뒤 베를린을 다시 방문했고, 이번엔 행사를 구경하는 여행객이 아닌 울타리 안에서 행사를 주최하는 사람이 됐습니다. 바로 그 순간이 제 인생의 가장 소중한 순간이었습니다. 이 울타리를 넘기 위해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구나. 그 1년간 정말 많은 성장을 했구나. 그리고 내가 해온 것들이 헛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들에 확신을 가지고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울타리 안에서 메르켈 총리의 연설이 아닌 대한민국 조수미씨의 공연을 보며 모두와 함께 축제를 즐겼습니다. 첫 번째 베를린은 제게 부러움을, 두 번째 베를린은 제게 자신감을 줬습니다. 세 번째 베를린에서 저는 어떤 새로운 경험을 느끼고 성장할 수 있을까요? 청춘 여러분들도 자신만의 여행지로 떠나는 건 어떨까요? 고민이 많고, 두려움이 많은 당신의 여행을 응원합니다. 인생이라는 책을 여행이라는 페이지로 채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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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TIP

    △ 독일 사람들은 영어를 굉장히 잘한다. 당당하게 영어로 말하자.

    △ 독일식 족발 ‘슈바인학센’은 양이 많으니 둘이서 나눠 먹자.

    △ 베를린은 치안이 좋은 도시. 걱정 없이 돌아다니자.

    △ 전승기념탑과 브란덴부르크 문 사이의 공원은 산책하기에 정말 좋다.

    △ 지하철로 가까운 도시인 포츠담을 다녀오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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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영 △1990년 창녕 출생 △울산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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