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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정치가의 공약과 자살률

  • 기사입력 : 2012-04-13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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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심가’로 잘 알려진 포은 정몽주 선생의 묘가 경기도 용인군 모현면 능원리 산 5번지에 위치하고 있다. 이성계, 최영과 함께 고려 말 3대 인물로 꼽히는 포은은 권력의 희생양이 되어 선지교(選之橋·포은이 죽은 자리에서 대나무가 솟아났다고 해서 선죽교로 바뀌었음)에서 격살당하자 본래는 그 시신을 개성시 풍덕에 매장했다. 조선 초기에 후손들이 선생의 묘를 고향인 경북 영천(永川)으로 예를 갖춰 선생의 체백을 옮길 때, 이장 행렬이 용인군 수지면의 경계에 이르자 갑자기 바람이 불면서 앞서 들고 가던 명정이 바람에 날아갔다. 쏜살같이 날아가는 명정을 쫓아 가 보니 현재 묘가 있는 이곳에 떨어져 있었다. 이를 범상치 않게 생각한 후손은 지관을 불러 땅의 기운을 살피게 하니 명당이라고 말하기에, 영천으로 가던 행렬을 멈추고 이곳 용인 땅에 묘를 안치하게 됐다.

    많은 풍수서적이나 일설에 의하면 정몽주의 증손녀이며 저헌 이석형 선생의 부인 되는 연일 정씨(延日鄭氏)가 이곳이 명당이라는 소문을 듣고 친정집보다는 시댁의 가문을 일으키고자 밤새도록 명정이 떨어진 장소에 물을 길어다 부었다고 한다. 다음날 포은 선생을 안장하려고 땅을 파 보니 물이 가득 차 있어서 원인을 모르는 후손은 할 수 없이 옆 언덕에 선생의 묘를 써 현재에 이르고, 본래의 자리는 훗날 이석형 선생을 장사 지냈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가 확인한 바로는 포은선생의 증손녀였던 연일 정씨는 포은 선생의 묘를 이장할 당시(1406년)에는 태어나지도 않았기 때문에, 현재의 장소에 묘를 쓰게 된 동기는 저헌 이석형 선생의 부인이신 연일 정씨가 1445년 친정에서 아이를 낳고 산후병으로 돌아가셔서 포은 선생의 손자였던 정보(鄭保) 선생이 자신의 신후지지(살아 있을 때 자신의 묘를 정해둔 터)를 딸의 묘로 쓰게 했으며, 1477년 저헌 선생이 돌아가시자 합장을 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

    유두혈(乳頭穴)의 명당이라고 하는 두 분 묘 중에서 이석형 선생의 가문은 이후로도 계속 번창했으나, 정몽주 선생의 가문은 이렇다 할 인물이 별로 나오지 않게 된다. 물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올 수 있고 좀 더 심층적인 분석을 요하기는 하지만 필자는 이 한 문장의 뜻이 차지하는 비중도 꽤 크다고 생각하기에 적어본다.

    형지기축 화생만물 위길지야(形止氣蓄 化生萬物 爲吉地也·형이 그치면 기가 쌓여서 만물을 생하는 곳이 길지이다.)

    지금 한국은 정치 달인과 신인을 대거 배출시켰다. 나라를 새롭게 세우는 것보다 고려가 옳은 길로 갈 수 있게 보전과 발전을 통해 백성의 고통을 덜어주려는 신념을 굽히지 않았던 포은 정몽주 선생과 같은 인물이 여느 때와는 달리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터’의 길흉도 중요하지만 소신도 없고 야합과 윗사람의 눈치만 살피면서 치부(致富)를 일삼는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정치인을 풍수적으로 비보(裨補·나쁜 것을 좋게 고치거나 막음)하여 국민들이 스트레스를 조금 덜 받고 사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전 세계 230개국서 한국이 경제력은 13위, 소비 잘하기는 5위이며 행복순위는 102위이다. 정말 놀라운 것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에서 자살률이 1위(2010년 기준)이며 하루에 36명씩 자살하는 데 대해서 간접살인 및 간접흡연 등을 근절시키고자 열심히 노력하는 이 땅의 법을 제정하는 정치인들은 정말 깊이 반성했으면 한다.

    특히 며칠 전 신문에서 재건축·재개발지역 중에서 다수의 지정지역을 해제시켜 새 건물을 짓고 도시가스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보는데, 몇 십 년 동안 대수선 이외에는 허용이 되지 않던 지역들이 너무 많아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를 제약하고 범죄의 온상이 되기도 하며, 음기(陰氣)를 항상 접하고 있기 때문에 거주자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에 문제가 대단히 많기 때문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풍수에서는 가상(家相·집과 주변의 형상)을 매우 중요시 여기는데, 살기(殺氣)를 통제하고, 생기(生氣)가 흐르도록 해 거주자가 우울한 삶을 살지 않도록 하기 때문이다. 명심하자! 우울증을 방치하면 자살로 이어진다는 것을.

    주재민(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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