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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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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명당의 조건과 실례

주택 인근에 작은 개천 있으면 길지
수증기 모락모락 오르는 곳도 좋아

  • 기사입력 : 2009-11-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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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 대문 앞(아파트의 경우 베란다)의 하천은 폭이 넓으면서 물살이 급하면 무정수(無情水) 또는 할각수(割却水)라 하여 재물이 빠져나간다고 하며, 오랫동안 계속해서 물소리가 들리면 마치 곡성(哭聲)처럼 들려 근심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구불거리며 가늘게 흐르는 작은 개천은 구곡수(九曲水) 또는 유정수(有情水)라 하여 매우 길하게 본다.

    평지에서는 한 치만 높아도 산이요, 한 치만 낮아도 물이 된다(고일촌위산 저일촌위수 高一寸爲山 低一寸爲水). 둔덕에 가깝게 주변의 땅보다 도드라진 곳이 있고, 그곳을 동그스름하게 감싸면서 물줄기가 흐른다면 바로 혈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비가 온 후에 가장 빨리 마르거나 수증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는 곳을 중심으로 하여 건물을 지으면 길한 땅의 기운을 받으므로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 또한 복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전문가에게 의뢰하여 정확한 위치를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

    구례군 토지면에는 예부터 3대 양택 명당이 있다고 전해지는데 금귀몰니형(金龜沒泥形·거북이 진흙 속으로 들어가는 명당), 금환낙지형(金環落地形·선녀가 실수로 금가락지를 떨어뜨렸다는 명당), 오보교취형(五寶交聚形·다섯 가지 보물이 한곳에 모여 있다는 명당)이 그것이다.

    운조루는 1776년 유의주가 건립했는데, 집을 짓기 위해 땅을 파던 중 거북처럼 생긴 돌이 나와 이곳이 전설적인 금구몰니형의 명당으로 소문났고, 이 지방 제일의 호가이며 자산가가 되었다. 귀석(龜石)은 안방을 배치할 자리에서 출토되었으나 거북 자리에 안방을 둔 채 온돌 불을 때면 거북이 말라 죽는다. 따라서 안방을 오른쪽으로 돌리고 거북 자리를 맨땅 부엌으로 만들어 늘 습기가 있도록 했고, 부엌 바닥도 울퉁불퉁한 상태로 두었다.

    의성 김씨 종택은 안동의 천전(川前) 마을에 위치하며, 자손이 크게 번창하고 6부자가 나란히 과거에 급제해 육부자등과지처(六父子登科之處)로 소문이 난 집이다. 완사명월형(浣紗明月形·밝은 달 아래 비단이 펄럭이는 형국)이라 불리며 경주의 양동, 안동의 하회, 봉화의 유곡과 더불어 삼남(충청도·전라도·경상도)의 4대 길지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또 이 집이 흥미롭기는 생기(生氣)가 응집된 방이 따로 있어 그곳에서만 아이를 출산한다는 점인데, ‘태실(胎室)’ 혹은 ‘산방(産房)’이라 부른다. 대소과에 급제한 다섯 아들이 모두 그 방에서 태어났고, 다른 방에서 태어난 사람은 과거에 급제하지 못했다고 한다.

    전라북도 정읍의 김동수 가옥이 들어선 청하산은 지네를 닮았고, 이 집을 지네형의 명당이라 부른다. 김동수 가옥에서 강 건너를 바라보면 독계봉과 화견산이 보이는데, 닭은 지네의 천적이고, 지네는 불을 무서워한다. 따라서 집 둘레에 나무를 심어 독계봉과 화견산이 보이지 않게 비보하고, 숲을 만들어 습지에서 지네가 안심하고 살도록 했다.

    또 지네는 지렁이를 먹는다 하여 집 앞에 폭이 좁고 길이가 긴 지렁이 모양의 연목을 팠다고 하나 지금은 텃밭으로 변하였다. 이 집터의 꾸밈은 모두 풍수지리설에 따른 것이다.

    경북 고령군 쌍림면에 위치한 점필재 종택은 김종직(조선조 성리학의 대가이며 영남학파의 종조)대감의 생가, 현재는 17대손이 살고 있다. 선산 김씨 점필재 종택은 양택명당에 속한다고 하는데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62호로 지정되어 있다. 안채는 1800년경에, 사랑채는 1812년에 건립되었고 김종직 대감의 묘는 밀양에 있다. 집은 전체를 요약해서 감결하면 배산임수(건강장수), 전저후고(세출영웅), 전착후관(부귀여산)이 잘되어 있으며 맥을 확실히 탔고 본채 좌우 건물이 주종관계가 확실하다. 본채가 높고 청룡과 백호 건물이 낮추어져 있다. 이것은 양택건물을 감별 시에는 매우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다.

    귀한 기운이 서로 돕는 자리는 (산의)본래 근원에서 이탈하지 않고, 앞뒤의 명당 구역을 옹위하며, 주산(主山)과 객산(客山)이 있다.(귀기상자는 본원불탈하고 전후구위하며 유주유객이니라.貴氣相資는 本原不脫하고 前後區衛하며 有主有客이니라)

    주재민(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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