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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옴부즈맨 칼럼] 스크랩하고 싶은 기사를 찾아서- 김상수(경남신문 옴부즈맨)

  • 기사입력 : 2009-08-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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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부터 옴부즈맨으로 활동하면서 경남신문 독자위원회에 참석했다. 매번 독자위원회 지면평가를 통해 다가오는 것은 이 시대의 아픔과 고민을 반영하듯 답답하고 암울한 기사들이 넘친다는 점이다. 더욱이 우리 이웃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어 숨통이 확 트이는 기사가 어디 없을까 하는 기대도 갖게 된다. 덧붙여 가장 아쉬운 점은 역시 지면의 부족에 따른 것이다. 경남신문 고유의 특화된 지면, 즉 경쟁력이 있는 지면을 만들어야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 같은 얘기는 독자들이 신문을 보고 스크랩하고 싶은 기사와 지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서다. 결국 독창적인 기획으로 신문을 특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문화기사, 문화면에서 찾아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지역신문의 지면 가운데 유일하게 시선이 오래 머물 수 있는 면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 문화면이라고 여겨 왔다. 사실 오래전부터 지금과 같은 신문의 면 배치가 과연 합당한지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정치 경제의 경우 항시 1면에서 시작해야 하고 문화 스포츠는 간지(間紙)에 지면을 할애해야 하는가.

    정치나 경제가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력이 가장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 문화면은 언제나 구석진 아니 숨겨진 듯한 공간에 자리 잡고 있어야 하는 설정은 낡은 고정관념일지도 모른다. 문화면이 독자의 기대하는 바에 충실하려면 우선 현재 다루고 있는 영역이 보다 탄력적으로 확장되고 변화되어야 할 것이다. 자기 변신을 시도하지 않고는 젊은 독자층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문화면이 강하다고 하는 것은 다른 취재 영역에 비해 그다지 보도 자료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한 발 더 나아가 의도적인 지면 구성도 필요하다.

    경남신문 문화면을 일주일 정도 정독해 보면 문학 미술 음악 연극 무대 문화재 등이 다양한 형태로 소개되고 있고, 목요일에 특화된 면을 만날 수 있다. 목요일에는 주5일 근무를 고려해 다양한 지면이 구성된다. ‘기찬 주말’을 비롯 ‘요리쿡 조리쿡’ 등 나름대로 다리품을 판 지면이 펼쳐진다. 공연·전시회 안내, 신간 소개 등 단순한 정보 전달도 예외는 아니다. 이 외 금요일에는 책 소개, 토요일에는 연예 오락 등을 다루면서 전문성 교양성 오락성 등 다양해진 독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인다.

    지난달 독자위원회는 서면평가로 이루어졌다. 이번 독자위원회에서 김종찬 위원(창원예총 기획단장)은 ‘문화부 기자들 새 신발 사 주세요’라는 제목의 지면평가를 통해 “근간 문화부 기자들이 발로 뛰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라고 평했다. 내용도 알차고 장르도 다양하게 취급하면서 각 지면을 적절히 활용,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효율적인 편집이 돋보였다는 것이다. 상당히 긍정적인 부분으로 공감한다. 여기서 크게 고민해야 할 몇 가지 부분이 남아 있다.

    우선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 독자층을 위한 배려와 변신이 요구된다. 인터넷 세대는 쉽게 보고 쉽게 알 수 있는 기사를 선호한다. 인터넷 등은 신문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시간 내에 문화정보를 유통시킨다. 이런 상황에서 신문이 문화정보를 전해 줄 경우 그것이 독자들에게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어떤 형태로 정보를 가공해 전달하느냐에 따라 경쟁 매체에 비해 정보, 자료로서 가치가 소중하다고 판단되어질 것이다.

    또한 문화면은 부드러워야 한다. 심도 있고 쉽게 다가설 수 있기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예로 딱딱한 기사체를 벗어나 새롭고 독특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지면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끝으로 비평 기능의 강화를 강조하고 싶다. 단순히 인터뷰나 정보 소개 차원에서 머물면 안 된다. 어렵고 다양한 취재거리를 쉽게 풀어 나가면서도 정보의 가치를 높여야만 한다. 매번 새롭게 등장하는 문화콘텐츠와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기사의 취사선택도 적절해야 한다. 지역신문만이 가지고 있는 지방문화에 대한 나름대로의 기준과 시각을 정착시킴으로써 중앙지를 비롯 다른 매체와의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수(경남신문 옴부즈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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