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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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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나눠 쓰기- 김성호(통영거제고성 본부장)

  • 기사입력 : 2024-05-08 08: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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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는 ‘아나바다’는 1997년 외환 위기가 발생한 이듬해인 1998년에 등장한 슬로건이다. 당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물자를 불필요하게 낭비하지 말고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은 다시 사용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자는 캠페인이었다. 전국 곳곳에서 아나바다 운동 동참을 위한 벼룩시장이 등장하기도 했다.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업소비 경제를 ‘공유경제’라고 한다. 2008년 로렌스 레식 미국 하버드대 법대 교수가 책 ‘리믹스’에서 처음 소개했다. 돌아보면 공유경제는 우리 생활 속에 꽤 자리를 잡았다. 자동차나 빈방 등 다양한 것들을 나눠 쓰는 공유플랫폼들이 활성화됐고, 각 시군에서도 회의실과 공연장, 체육시설, 주차장, 악기, 유아용품, 의류 등을 함께 쓰는 사업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

    ▼최근 통영시와 거제시가 화장장을 함께 쓰기로 했다. 거제시의회는 지난 3일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통영시 추모공원 공설화장시설 공동사용 협약체결 동의안’을 원안 가결했다. 거제시가 화장장 건설비용 등 일시 부담금 99억 2600만원을 통영시에 내고 연간 운영비용을 함께 부담하는 조건이다. 화장장을 직접 건립할 때 예상되는 비용 258억원과 비교하면 150억원가량 절감된다. 거제시민 입장에서는 통영시민과 같은 10만원으로 통영 추모공원 화장장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나눠 쓰는 것에 대한 반감도 없지는 않다. 지금 당장 필요 없더라도 내가 직접 소유하고 있어야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남 눈치 볼 것 없이 내가 편할 때 내 맘대로 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어떤 것은 나눠 쓸 때 더 큰 값어치를 갖는다. 생활하수 처리시설, 쓰레기처리장, 화장장처럼 공동체가 함께 사용하는 필수시설이 대표적이다. 거제시와 통영시가 화장장을 함께 이용함으로써 통영이나 고성, 멀게는 창원까지 화장장을 찾아 원정을 떠나는 거제시민의 불편도 사라지게 됐다.

    김성호(통영거제고성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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